야전군단장 발언에 백악관 곤혹
비정규군 저항 과소평가 지적도
이라크전 전략이 ‘실패작’이라는 비난이 거세지자 부시 행정부가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것과 관련, 전쟁계획 입안자들이 이라크의 격렬한 저항을 예견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 전략입안에 깊숙히 개입했던 고위 당국자들은 28일 “작전이 계획대로 진전돼가고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부 전직 군장성 출신 뉴스 해설가들이 이라크의 대항 전략에 대한 미 지도부의 오판 가능성을 제기하기 시작한데 이어 28일 참전 중인 현직 야전군 지휘관까지 이를 뒷받침하는 듯한 언급을 한 것으로 보도되자 부시 행정부와 군 지휘부는 회의적 시각 확산을 제지하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이라크 전선에서 미 육군을 지휘하고 있는 윌리엄 월러스 5군단장은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타임스에 “보급선이 길어지고 적의 저항이 완강해 바그다드 진격이 더뎌지고 있다”며 “전황이 워게임 때와는 약간 다르게 전개되고 있으며 이라크 비정규군의 존재는 알았지만 그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몰랐다”고 말해 미국이 이라크군의 전투력을 과소 평가한 채 전쟁에 돌입했음을 시사했었다.
월러스 5군단장의 발언이 보도되자 국방부는 물론 백악관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고 군고위 당국자들은 서둘러 파문 진화에 나섰다.
미군 중부사령부의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미군이 이라크군의 전투력을 과소 평가해 이라크 군의 기습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는 사실이 아니며 작전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고 이에 앞서 토미 프랭크스 중부사령관은 “동맹군이 전황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고 있다”며 비판에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행정부 관계자들도 미국 정부가 조속한 전쟁 종결을 얘기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아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0월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이 “후세인 정권이 몰락에 직면할 경우 자포자기 식의 잔인한 방식으로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 점을 상기시키며 전쟁계획 입안자들이 이라크의 게릴라식 저항을 예상 못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반복해서 부인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속전속결의 기대를 높인 데는 언론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며 언론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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