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국 수비대 ‘증발’이유 이라크의 최전선에서 활동중인 종군기자들과 현지 주민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미·영 연합군에 의해 3면으로 포위된 바그다드는 의의로 ‘응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이다.
이렇다할 방어시설도 구축되어 있지 않고, 대규모 병력 이동도 보기 드믈다. 이라크의 정예부대인 공화국수비대의 2개 사단이 궤멸됐다지만 나머지 4개 사단은 어디로 증발해 버렸는지 도무지 눈에 뜨이지 않는다.
정말 이라크 정부는 연합군의 엄청난 전력에 밀려 사실상 항전을 포기한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적을 코 앞에 맞닥뜨린 바그다드의 ‘마지막 방어전략’은 무엇일까.
군사 전문가들은 현재 영국군에 포위된 채 저항을 계속중인 바스라가 바그다드 결전의 ‘모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에 따르면 개전초기부터 이라크가 줄곧 노려온 것은 이라크 민간인들과 연합군 양측 모두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시가전이다. 양측의 엄청난 인명피해를 동반하는 소모전을 오래 끌고 갈수만 있다면 미국 국내 여론과 세계의 반전여론이 맞물려 종전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세인이 승리가 아닌 ‘웅장한 패배’를 희망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가급적 많은 ‘적’을 쓰러뜨린후 ‘순교’하는게 그의 마지막 ‘희망사항’이라는 것.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것 역시 시가전이다. 공화국 수비대와 게릴라전 전문인 준군사조직 페다인, 충성스런 바트당 지지자들로 바그다드에 ‘죽음의 덫’을 놓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미국은 2일 연합군이 맹렬한 공습과 과감한 지상공격으로 공화국수비대의 2개 사단을 궤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3보병사단과 함께 움직인 종군기자들은 연합군이 바그다드 외곽으로 진격하는 동안 공화국수비대로부터 거의 반격이 없었다고 전했다. 일부는 공화국수비대가 미국의 주장대로 궤멸된 것인지, 아니면 상대가 ‘유령군대’였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 사단이 궤멸된 것이 아니라면 바그다드 가까이로 퇴각했거나 유프라테스 밸리의 마을들로 분산해 후방에서 정면대결 대신 상대의 약점을 파고 드는 ‘비대칭 전술’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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