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병원까지 폭격… 쓰러지는 민간인
남편 중태 여인 “이것이 미국의 인도주의냐”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연합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늘어나면서 바그다드 결전을 앞둔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남편과 아내가, 어린 아들과 딸이 쓰러진 모습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바그다드 시민들은 연합군에 대한 적개심을 눈덩이처럼 키우고 있다.
회교국의 적십자사에 해당하는 적신월사 산과병원이 2일 폭격에 맞아 25명이 부상을 당했다. 남편이 중태에 빠진 움 모하메드는 “이것이 미국인들이 말하는 인도주의냐”고 격분했다.
이라크 국영TV는 코 앞에 다가온 미군의 진격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으나 시민들은 바그다드 공략전이 곧 시작될 것을 눈치 채고 있다.
재단사인 살라 아멘 사이드(53)는 “미국인들이 용감하다면 바그다드로 들어와 보라”며 이번 전쟁이 이라크인들을 해방하기 위한 전쟁이라는 미국의 주장을 비웃었다. “언제 이라크인들이 해방을 요청한 적이 있느냐”는 것이다.
택시운전사인 카림 오마(44)도 상공을 가로지르는 미군 B-52폭격기를 가리키며 “저게 우리의 구원을 위해 온 것이냐”고 되물었다.
사이드는 나와 친구들 모두 조국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LA타임스 기자에게 “생명은 귀중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질 않기 바란다”면서 “그러나 누군가 쳐들어와 집을 빼앗으려 한다면 당신은 가만히 있을 것이냐”고 반문했다.
전쟁은 언제가 끝나겠지만, 이들의 마음속에 굳건히 자리잡은 반미감정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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