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라 전력끊겨 정수시설 마비
시민들 오염된 강물 그대로 마셔
영양실조·설사병 등 크게 번져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라크 국민들은 폭격이나 총탄이 아닌 더러운 식수 때문에 더 많이 죽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엔 구호관계자들은 바그다드 남부의 이라크 제2의 도시 바스라에서는 지난달 21일 시작된 지상전 직후 전력공급 시설이 파괴되면서 전기로 가동하는 정수시설도 기능이 마비되어 주민들이 오염된 강물을 그대로 먹고 있으며 그 때문에 질병이 창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바스라뿐 아니라 현재 주요 시설이 폭파된 바그다드나 또는 앞으로 전투가 벌어질 여러 도시에서도 역시 전쟁 자체보다 오염된 물로 인한 질병이나 영양실조로 죽는 주민들이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인구 150만의 도시 바스라의 주민들은 지상전 이후 4~5일간은 정수된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했으며 1주일 후에는 바스라에서 무장 게릴라 항전이 없는 지역에만 수돗물 시설이 가동됐다. 따라서 아직 반수의 바스라 주민들은 심각하게 오염되어 식수로 불가능한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의 강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바스라에서는 벌써 10만여명의 어린이들과 노령자들이 영양실조 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무서운 질병 창궐의 예고편이라고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바스라와 이라크 남부 지역에 진격한 영국군측은 지난달 31일에는 주민들의 식수 제공을 위해 쿠웨이트로부터 직경 8인치의 플래스틱 파이프를 설치했지만 인구가 조밀한 바스라까지는 닿지 못하고 있다.
유엔 관계자들은 바스라시의 이같은 식수관련 문제는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더욱 심각하게 부각될 것이며 그로 인해 설사병이나 콜레라, 말라리아 등의 질병이 대대적으로 발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쟁 발발 직후부터 바그다드에 주재하고 있는 유니세프 대변인 제프 킬리는 “바그다드의 정수시설 폐쇄는 바그다드 주민 모두를 영양실조와 무서운 질병에 노출시키고 그로 인해 죽는 숫자는 폭격이나 총탄에 맞는 수보다 월등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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