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포로 증언 “안싸우면 총살”위협당해“죽음이 항상 머리 위에 맴돌고 있었어요.”
부모에게 화를 끼칠 것을 우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이라크군 포로(20)는 10만명에 이르는 정규군 징집병들이 연합군의 맹폭과 장교들의 총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예 공화국수비대가 바그다드 방어를 위해 남부로 이동하면서 이라크 북부는 이 포로와 처지가 다를바 없는 ‘총알받이’ 징집병들이 지키고 있다.
강제로 등을 떠밀려 총을 든 채 죽음의 들녘에 선 가여운 ‘허수아비’에 진배없다. 그는 2년전 군대에서 탈영, 부모집에서 숨어 지내다가 15일전 눈물을 흘리는 모친 앞에서 바트당 당원에 의해 체포됐다. 인근 기지로 끌려간 그는 소총을 지급받고 곧바로 북부지역에 배치됐다.
쿠르드족 군대에 잡히기 전 그가 마지막 기억하는 것은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땅에 엎드렸을 때 굉음을 내며 머리위로 지나간 미군 전투기다. 기도조차 할수 없었던 그는 그저 죽음만을 생각했다.
하늘에서는 매일 10∼15차례 연합군 공습이 계속됐다. 땅에서는 이라크 장교들이 병사들에게 뒤에 서 있는 군정보부원들을 가리키며 “도망가면 저기 사형집행대가 있다”고 위협했다. 배급 식량은 구차한 양의 밥과 빵에 불과했다.
징집병들은 기회만 나면 탈영하려 들었다. 총알받이 병사들의 속마음을 모를리 없는 지휘관들은 이들을 수시로 재배치했다. 한 곳에 오래 내버려둘 경우 탈출을 위한 지형지물을 익히고, 동료들과 집단 탈영 모의를 할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담 후세인의 치하에서 결코 편안하짐 못했던 그는 미국이 개입된다고 상황이 크게 변할 것 같지 않다며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더 이상 미래는 관심없다”며 “나로 인해 상심이 클 부모님이 걱정될 뿐”이라며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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