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공항 도착 연합군
저항은 고사, 적막감에 의아
3일 벌어진 사담국제공항 공방전은 바그다드 공략을 앞둔 본격적인 전초전이라는 면에서 이라크와 연합군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전투였다. 연합군은 공화국수비대의 필사적인 저항을 예상했었고, 따라서 병사들의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7시30분께 사담국제공항에 처음 진입한 제3보병사단 제1여단은 이라크군의 저항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의아심을 감추지 못했다. 여단장 윌리엄 그림슬리 대령조차 “겁날 정도로 기이하다”며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그림슬리와 여러 장교들은 지난 2주간의 공습으로 공화국수비대가 궤멸됐거나 병사들이 탈영한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마이클 맥키논 대위 등 다른 장교들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시종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애초부터 제3보병사단의 목표는 바그다드가 아니라 사담 후세인의 24년 통치를 상징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사담국제공항이었다. 하지만 적막한 공항에 도달한 병사들은 묘연하기만 한 적군의 행방으로 인해 불안과 초조감을 떨칠 수 없었다. 특무상사 개리 코커는 멀리 암흑을 가리키며 “그들이 저기에 숨어 있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공항 북쪽에 위치한 격납고와 막사에 위성 유도폭탄 3개가 투하되면서 우레 같은 폭발음으로 공항이 진동한 다음 주위는 다시 조용해졌다. 공항에서 10마일 떨어진 바그다드 도심도 이따금 미군 공습의 섬광이 있을 뿐 도시 전체가 암흑에 뒤덮여 있었다.
공항을 향해 진격하는 길에도 약간의 저항이 있었을 뿐이었다. 제3사단장 부포드 블런트 3세 소장은 3일 제2여단이 메디나 사단과 함무라비 사단의 일부 병력이 포함된 수천명 규모의 이라크 병력으로부터 저항을 받았다고 밝혔다. 연합군측에 따르면, 전사한 550여명의 이라크 병사 가운데에는 메디나사단 제10기갑여단장으로 보이는 사령관도 포함되어 있었다.
제1여단이 바그다드로 들어가는 고속도로 1번에 도달했을 무렵, 사담국제공항은 연합군의 공습과 포격으로 불바다였다. 500개 이상의 포탄과 90여개의 로켓이 공항으로 발사됐다.
미군 관계자들은 지난 48시간 집중 공습을 당한 공화국수비대가 전력을 크게 상실한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하면서도 이들이 민간인복으로 갈아입고 시내에 스며들어 시가전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닌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우정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