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를 입은 한 무리의 간호사들이 공항을 종횡무진 하는가 하면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한 승객들이 각자의 수하물을 끌고 면세점으로 향한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마치 병동을 연상케 하는 싱가포르 공항의 모습이다.
싱가포르를 포함, 급성장하는 아시아 몇몇 국가들은 새 천년을 맞아 초현대식 공항을 속속 건립했지만 이 공항들은 최근 8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의 공격 관문으로 전락했다.
한때 관광객으로 북적대던 싱가포르, 콸라룸푸르, 홍콩, 마닐라 등 아시아 주요공항들은 공항 로비가 텅 빈 채 썰렁하고, 마스크 착용과 살균 소독작업이 일상적인 모습이 됐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는 지난 2일 안내창구 여성 직원을 포함해 전체 승객 및 직원들의 4분의 1이 마스크를 썼고, 청소원들은 하루 네 번씩 안내대와 공중전화 등 공항 곳곳을 소독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온 세레나 마슨(17)은 마스크를 쓴 채 "현재 이라크 바그다드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 최악의 장소를 택한것 같다"며 "집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공항 대합실과 비행기 승객들을 처음으로 맞이하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승객들의 건강상태를 묻는 간호사들이다.
이들은 중국, 홍콩, 베트남 등 사스 발생국에서 들어오는 하루 평균 35편의 여객기를 점검한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이같은 검역조사를 통해 사스 감염 의심자 7명이 병원으로 보내졌다.
사스 공포로 공항의 풍경이 바뀐 것은 물론 항공사들도 승객 감소로 비행 편수를 줄였다.
싱가포르 항공은 아시아, 유럽, 북미 등의 비행 편수를 14%나 감축했다.
이 항공사 대변인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때보다 더 많은 감축 운행이라고 설명했다.
사스가 아시아를 거쳐 유럽, 북미 등으로 확산된 가운데 프랑스의 드골 공항에서도 사스 감염을 우려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고 BBC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중국과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 들어오는 모든 승객들은 입국시 건강 관련 질문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며, 주요 항공사인 에어 프랑스는 승객과 승무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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