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군 점령으로 드러난 대통령궁 실체
사담 후세인 대통령궁의 일부가 바그다드와 바스라 등지에서 미국과 영국 연합군에 의해 점령되면서 이라크 주민들은 감히 접근치 못하던 ‘철옹성’의 비밀스런 내부가 TV화면을 통해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뉴스는 7일 미군 수명이 모자들 벗은 채 티그리스강 기슭의 바그다드 대통령궁 중 1곳의 구내를 거닐거나 호화스런 실내에서 바로크식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이 방송은 또 금으로 도금한 수도꼭지와 정교한 천장, 푸른색으로 스테인드글래스로 된 창문 등으로 꾸며진 대통령궁내 화려한 욕실의 모습과 나선형 계단이 이어진 건물의 입구를 위에서 잡은 화면도 보여줬다. 미군들은 역사적인 대통령궁 진입을 기념하기 위해 실내에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BBC 뉴스가 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연합군측이 확보한 바그다드의 대통령궁 세 곳은 옥상의 거대한 수영장등 빌딩 외부는 진입 전의 대규모 공습으로 파괴되었고 내부는 거의 비어 있었다.
그러나 티그리스강을 내려다보는 위치의 대통령궁은 사담 후세인의 부와 권위를 충분히 설명할 만큼 최고급 자재로 건축되었다. 각방은 최고급 대형 침대와 프렌치 바로크스타일 가구들이 배치되었고 방과 사무실에는 스테레오와 여러 대의 TV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또 이날 바스라에서는 영국 해병대측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별장으로 이용했던 대통령궁에 전격 진입하면서 그의 호화판 생활양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
BBC 뉴스는 바스라의 대통령궁 내의 15개 건물중 한 건물의 규모를 ‘건물 전면에만 56개의 창문, 18개의 거대한 침실, 12개의 발코니, 8개의 대형 화장실, 5개의 나선형 계단, 3곳의 지붕밑 방’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가난이 찌든 이라크 남부에서 이같은 호화판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사담 후세인 뿐’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바스라의 대통령궁은 1990년 사담 후세인이 일반인을 위한 공원 명목으로 조성했으나 결국은 사담 후세인과 고위 측근들의 아방궁으로 용도가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병사들은 지난 3주 동안 거쳐온 움카스라나 움 카얄 등지의 주민들의 참상과 비교되는 대통령궁의 호사스러움에 크게 분개했다고 보도진들은 전했다. 군관계자들은 내부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비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 사이 여러 차례 약탈을 당한 흔적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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