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가 미군의 수중에 떨어진 9일, 도심 중앙부의 피르도스 광장에 서 있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대형 동상이 성난 시민들과 미해병의 ‘합작’으로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후세인의 동상 철거는 바그다드 함락과 후세인 정권의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흥미로운 사건이었다.
점령군과 바그다드 시민들이 힘을 합쳐 끌어내린 후세인 청동상은 높이가 40피트로 이라크 내에서 가장 큰 동상이다. 평상복 차림의 후세인 대통령이 손을 들어 예루살렘을 가리키고 있는 모습의 이 동상은 지난해 4월28일 후세인의 65번째 생일을 맞아 세워졌다. 동상 주위는 37개의 흰색 기둥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는 후세인의 출생연도인 1937년을 의미한다.
24년간의 철권통치를 상징하는 동상 철거에 걸린 시간은 단 1분에 불과했지만 이 극적인 광경은 광장 바로 옆의 팔레스타인 호텔에 묵고 있던 외국 특파원들에 의해 곧바로 전세계로 타전됐다.
BBC 방송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전쟁과 혁명은 저마다 상징적 순간을 갖고 있다”고 전제하고 베트남전의 가장 극적인 장면은 월맹군이 탱크로 사이공의 대통령궁 정문을 부수고 진입하는 것이었고, 루마니아의 공산정권 붕괴의 상징적 순간은 니콜라이 차우세스코 대통령과 그의 아내가 처형당하는 사진 공개였으며 동독 몰락은 베를린 장벽의 철거였다고 소개한 뒤 “피르도스 광장에서의 후세인 동상 철거는 이라크전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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