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난여론 급등하자 미군 치안활동 돌입
이라크 경찰등 전문직업인 복귀
재건작업 참여할 공무원 선별 작업
바그다드는 13일 일부 버스 운행이 재개되고 미군이 은행과 병원 등을 순찰하는 등 약탈사태가 가라앉고 질서가 회복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미군이 지난 4일간 난무한 무차별 약탈을 수수방관한 점은 국제적인 비난과 미군을 환영했던 바그다드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바그다드 시민들은 이날 미군 입성이후 처음으로 약탈의 책임을 미군에 돌리며 반미시위를 벌였다.
미군은 13일부터 이라크 경찰과 함께 시내 순찰활동을 벌이기 시작, 이날 바그다드에서 처음으로 약탈자로 추정되는 이라크인들을 체포했다.
미군 점령 이후 처음으로 이날 자치경찰 3명이 탑승한 경찰차가 시내에 등장했고 미군의 요청에 따라 경찰관 7명과 150여명의 전문직업인들이 복귀했다. 미군은 12일부터 지역 경찰관들과 인터뷰를 시작하는 등 치안 및 재건작업에 참여할 이라크 공무원들의 선별작업에 착수했다.
또 미군은 바그다드의 상수도 시설과 병원 각각 한 곳에 병력을 보내 보호조치를 취하는 등 공공시설에 대한 통제에 들어갔으며 이날 티그리스강 동쪽에서 알-줌후리야 다리를 통해 건너오던 25명의 남자들을 막고 이중 4명을 붙잡아 구금했다.
그러나 미군의 치안 노력에도 불구하고 후세인 대통령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도 약탈이 계속됐다. 버스 운행은 재개됐으나 일부 버스들이 약탈돼 전리품들을 옮기는데 사용되는 것이 목격됐다.
특히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인류 문화재를 소장한 이라크 국립박물관은 바빌로니아, 수메르, 아시리아 등 고대 왕국의 보물과 유물 17만여 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박물관 내부는 전시관의 깨진 유리와 유물이 담겨있던 빈 상자만 나뒹굴고 있었다.
박물관의 고고학자인 압둘 레다에 따르면, 박물관 소장품의 80%가 약탈당했으며 전쟁에 대비해 상당량의 전시물을 지하 창고에 보관했으나 창고안의 유물도 모두 사라져 박물관 내부를 잘 아는 사람이 약탈해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장 오래된 법전 중 하나로 박물관 소장품 중 가장 유명한 함무라비 법전 서판도 약탈 당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관계자들은 약탈된 유물의 상당수가 영원히 회수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엔문화기구(UNESCO)는 미군이 남은 박물관 소장품들과 유적지들을 보호해줄 것을 촉구했다.
많은 희귀 장서를 소장하고 있는 이라크 국립도서관도 13일 약탈당한 뒤 화염에 휩싸였다고 AFP통신 기자가 전했다.
한편 미국이 입성한 이후 처음으로 최소한 13일 60명의 이라크인들이 바그다드 중심부에서 모여 반미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신은 오직 한 분이며 미국은 신의 적이다”, “부시는 사담 (후세인)과 똑같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미군이 바그다드에 진주한 후 계속된 약탈과 불안정한 시안상황에 항의했다. “부시는 약탈자들을 지지한다”라는 낙서도 시내 벽에 목격됐다.
알자지라-TV가 “이라크 국민들이 미군이 유정은 잘 챙기면서 국민들은 약탈되도록 내버려둔 것을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아랍 언론들도 약탈사태의 책임을 미군에 돌리고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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