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위급해도 ‘속수무책’
병원·약품 태부족 의료기능 마비
무정부 상태에 빠져든 바그다드등 이라크 대도시들이 직면한 또다른 고민은 의료기능의 마비다. 폭격과 총격으로 부상을 당한 환자들을 수용하고 치료해줄 병원과 의약품이 절대 부족하다.
우선 의료진들 대부분이 도망을 가버려 의사와 간호원이 태부족이다. 겨우 문을 연 병원들도 그동안 약탈로 인해 환자를 치료해줄 의료 장비가 남아있지 않다. 그뿐이 아니다. 병원 가동에 필수적인 전기와 물공급이 끊긴지 오래다. 물이 부족해 환자들의 환부를 닦아주지도 못해 환부가 부패돼 악화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리를 절단해야 되지만 마취제가 부족해 속수무책으로 구경만 하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국제적십자사가 전쟁전 집계한 바그다드내 병원은 15개였으나 지금은 5개만 문을 열고 수천여명의 부상자들을 돌보고 있다. 그나마 당직 의사라고는 1~2명이 고작이다. 현재 9명의 중환자만이 쿠웨이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데 그치고 대부분은 병상과 간호원, 약품의 절대 부족으로 신음하며 현지 병원에 남아 구호의 손길만을 기다리고 있다.
1991년 걸프전 이후 UN경제제재로 가뜩이나 부족한 의료장비가 모조리 털렸다. 약탈자들이 의약품을 물론이고 의료기기, 심지어는 침대까지 가져갔다. 바드다드 동쪽의 알 킨디 병원은 미군이 진입하던날 총기를 들고 난입한 무장괴한들이 수술기구, 담뇨, 마취제, 장비등을 모조리 털어갔다.
병원 부족 현상에 대한 책임 또한 미군에게 돌아오긴 마찬가지다. 이라크 인들은 미국의 의사들과 의약품들이 어디에 있느냐며 비난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미군이 방관만 하지는 않는다. 미군 특수부대들은 여분의 의약품과 기기를 바그다드 병원에 건네줬으며 더 이상의 약탈 방지를 위해 병원 주변 경계를 서고 있다. 미군은 바그다드 국제 공항을 통한 의약품 지원을 구상하고 있으나 아직 후세인 잔당들의 준동이 예상돼 본격적인 의약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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