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W 대학원 한국 유학생들, 경기침체로 한숨
미 기업 취업 바늘구멍, 각종 장학금도 격감
“그래도 자기 하기 나름” 낙관론도
서북미 지역의 침체된 경기가 한국 유학생들의 학업과 취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워싱턴 대학(UW)의 한국 대학원생들이 입을 모았다.
이들 가운데는, 그래도 학위과정 동안 열심히 연구실적을 쌓으면 취업난을 뚫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거나, 미국보다 한국 내 취업에 더 무게를 두는 사람들도 있다.
MBA 또는 문과계열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취업이 용이하다고 알려진 이공계열 대학원생들도 하나같이 미국기업 취업이 녹녹치 않을 뿐 아니라 그나마 있던 취업면접도 급감했다고 말했다.
UW 한인 대학원 학생회장 류재현씨(토목환경공학·박사과정)는“3~4년 전까지도 미국기업 취업을 원하는 선배나 동료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박사 후 과정(포닥)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 학교나 연구소에 남으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류씨는“5~6년이란 긴 기간동안 가족과 함께 거주했던 많은 박사과정 유학생들은 미국에 정착하기를 원하지만 요즘은 비자마저도 받기 힘들어 다들 한국 행을 쉽게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류씨는 학교 재정이 나빠지자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교수장학금(TA)이나 연구장학금(RA)이 급격히 줄어‘돈걱정’없이 학위 마치기가 빠듯해졌다고 설명했다.
박종인씨(MBA 과정)는 현재 UW 경영대학원엔 글로발 MBA 과정의 기업 간부급 학생 45명을 제외하면 일반 MBA 과정 학생은 10~12명 정도라며“유수한 미국기업에 들어가 선진 경영기법을 배우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학했지만 그 꿈을 이룰 희망조차 희박해졌다”고 씁쓸해 했다.
김씨는“미국대학 MBA과정에 합격한 학생들의 직장경력이 대개 5~8년이고 대부분이 회사의 학비지원을 받아오기 때문에 손쉬운 한국직장 재취업을 보장받고 있어 절박한 취업난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기업에서 종전에 자유롭게 MBA 출신에게 발급해줬던 H-1비자가 최근 급격히 동결되는 바람에 다양한 취업의 기회가 사라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과계열 및 순수학문 전공자들의 취업이 어렵다고 단정하는 것은 과장이라고 강조한 여운경씨(사학·박사과정)는“학부과정이면 몰라도 박사과정은 당사자의 학업실적에 따라 연구소나 교수직을 선택해 갈 수도 있어 자기하기 나름”이라고 지적했다.
생화학 박사과정 1년차인 조윤수씨는“경기 영향으로 현재 취업시장이 밝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졸업할 4년 뒤에도 경기가 계속 암울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면서 박사 후 과정까지 열심히 공부하다보면 길은 열릴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8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UW에 유학 온 이제선씨(도시설계·박사)는“미 현지 직장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고 낙담하기보다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한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펼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방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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