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 지역 한국인들, 자녀교육·불경기가 원인
시애틀 알선업소, 매달 20여건씩 상담전화 받아
테리야끼 식당 가장 인기…우후죽순으로 늘어나
자녀를 공립학교에 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영주권을 취득할 가능성까지 있는 E-2 비자(소액 투자 비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에 체류하는 한국인들이 미국 행을 위해 E-2 비자를 속속 신청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에서 5~10만달러의 소규모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자녀를 고교까지 공립학교에 보낼 수 있는 E-2 비자가 한국인들 사이에 선호되고 있다.
이들은 자녀를 유학생으로 미국에 보내는 것보다 부모가 E-2 비자를 신청하면 연간 1~2만달러의 사립학교 등록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는 한국 뿐 아니라 밴쿠버 BC의 한국인들도 미국 장기체류를 위해 시애틀 지역에 사업체를 구입, E-2 비자를 신청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밴쿠버 BC 한국일보에 시애틀지역 E-2 비자 사업체 알선 광고를 내고 있는 센트리 21 부동산의 유근열씨는 한달 평균 20여건의 E-2비자 문의 전화를 받는다며 작년 한해에만 10여건의 E-2 사업체를 알선했다고 말했다.
또, 밴쿠버 BC 지역 한국인들의 E-2 비자를 통한 미국 행 관심이 높아지자 고려 이주공사는 지난 달 유씨를 초청, E-2 비자에 관한 세미나를 열어 광고 1주일만에 8 세대를 상담해 준바 있다.
유씨는 자녀들의 학업을 위해 미국 행을 원하는 한국인들도 대부분이만 요즘은 밴쿠버 BC 지역의 경기가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큰 원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유씨는 밴쿠버 경기가 미 전국에서 바닥 권인 시애틀보다도 더 좋지 않아 마땅한 사업체가 없다며, 예를 들어, 같은 10만달러 짜리 비즈니스라도 밴쿠버보다 시애틀 지역에서 운영하면 수익률이 훨씬 더 높다고 설명했다.
길 컨설팅 대표 김수영씨도 캐나다 E-2 비자 신청 건수가 전체 E-2비자 사업체 매매 건수의 30%가량을 차지한다며 한 달에 4~5건씩 문의전화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종 목적지를 미국으로 잡고 일단 캐나다로 이민 갔던 한국인들이 캐나다에 얼마간 체류하며 영어와 미국식 문화를 익힌 뒤 미국 행을 결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E-2 비자를 위한 비즈니스 융자도 가능하다는 일부 융자 업체들의 광고가 이들의 미국행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유씨는 E-2 비자에 관해 문의하는 캐나다 지역 한국인들 가운데 10명중 9명은 자녀 교육이 원인이며, 30~40대 신청자가 가장 많고, 50대는 사업체 구입 자금 덩치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E-2 비자로 미국에 들어온 한국인들이 모두 잘 되는 것은 아니라고 관계자들은 경고했다.
현지 실정을 잘 모르고 E-2 사업체를 구입했거나, 구입 후 경험 부족에 따른 부실운영 등으로 1~2년만에 손털고 한국에 되돌아가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는 것.
유씨는 한국 내에서 E-2 비자가 미국 영주권 취득과 직결된다고 잘못 알려져 무조건 덤벼드는 경우도 있다며 E-2 사업체 매입 후 미국 제도와 문화 이해 부족, 고용원 관리 능력 부족 등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E-2 비자는 2년마다 무제한 갱신이 가능하나 매상이 꾸준히 증가해야 하고회계 장부를 잘 정리해 둬야 한다고 전문 변호사들이 조언하고 있다.
시애틀-타코마 지역에도 E-2 비자용 사업체 구입자가 늘자 영어문제나 자금이 그다지 필요치 않은 테리야끼 식당이 가장 인기를 끌어 가는 곳마다 우후죽순 격으로 테리야끼 식당 간판이 들어서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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