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작은카페
‘피닉스’에 격려고객 장사진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남쪽에 새로 문을 연 카페가 주변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지난달 문을 연 조그만 ‘피닉스 카페’는 내부에는 테이블이 4개, 또 외부에는 3개가 겨우 들어선 작은 카페지만 아침과 점심을 주문하는 긴 행렬 때문에 마치 ‘명소’같은 분위기다.
이 카페의 실제 정체는 그같은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차라리 카페 종업원 거의 모두가 ‘생애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고용 기회를 잡은 정신질환자’들이기 때문이다.
심각한 우울증에서부터 정신착란증 환자, 자폐증등으로 오랜 세월동안 ‘약만 먹고 생명만 유지해왔던 환자’들이 재활의 의지를 불태우는 특별한 장소에 그들을 지원하는 고객들이 멀리서까지 일부러 찾아오는 것이다.
뉴스 보도도 한몫 했고 다른 곳보다 다소 싼 메뉴, 그리고 마침 경쟁업소가 인근에는 없다는 것도 이 식당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카페 피닉스는 정신질환자 재활 및 직업훈련을 위한 비영리단체 하이어-어빌리티(Hire-Ability)가 재활과정의 마지막 단계로 이들은 직접 고객 앞에 세우기 위해 만든 장소다.
거의 33년을 우울증을 앓아왔던 제임스 플래너리는 카페 피닉스에서 생애 첫 직업을 수행중이다. 평생 침대에 누워지냈던 그는 이제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고객의 각종 오더를 제대로 받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일반 캐시어와 차별되는 점은 그는 아직 고객과의 눈맞춤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자신을 응시하거나 보고 웃는 것이 도통 부담이 되어서다. 그러나 그는 카운슬러에게 배운대로 “나는 원래 스마트한 사람이다. 단지 병을 앓고 있을 뿐이다”를 자신에게 되뇌이며 하루 하루 지내는데 온힘을 다하고 있다.
프래너리 외에도 텍사스 출신으로 발렌타인 데이때 호텔에서 자살을 시도했다가 3일간의 식물인간에서 깨어났던 마크 티드케(51), 중증 우울증 환자로 아직도 “직업이 뭐예요?”라는 물음에도 대답을 못하는 앨리슨(48)등이 각각 커피 만들기, 음식 포장, 버스보이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정신질환 때문에 평생 한번도, 또는 오랫동안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나도 쓸만 한 인간인 것을 보여주는 마지막 기회’인 이번 직업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재활에는 보통과는 다른 장애자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실천해 온 대니얼 마이클(하이어 어빌리티 디렉터)과 또 오닉스 워커(기관 소속 수석요리사)등의 헌신이 배경이 되고 있다. 마이클은 대학때부터 정신착란자들만을 고용한 조경비즈니스를 시작,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정인 기자>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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