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동산 에이전트를 만났다. 라이선스를 따고 실무교육을 막 마친 그는 이름이 노출되는 것을 아주 꺼렸다. “지금 막 큰 거래를 하나 맡았는데, 손님에게는 몇 년 경력이 있다”고 했다고 한다. ‘무경력자’라는 것이 알려지면 자칫 막 받은 리스팅이 날아갈 수 있다는 우려였다.
몇 년간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구가하면서 에이전트, 융자, 에스크로, 타이틀 등 관련 직종에 많은 인구가 유입됐다는 것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중론이다. 사람이 많이 몰리면 당연히 경쟁은 심해진다. 그런 가운데 부정직도 고개를 들 수 있다.
부동산 탑 에이전트들의 커미션 수입이 쉽게 수십만 달러를 넘어서니, ‘그렇다면 나도’라는 심정으로 부동산 시장을 노크하는 사람들. 어찌 보면 몇 번의 성공적인 거래면 월급쟁이의 1년 소득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부동산 에이전트란 직업이 주는 환상은 매력적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자신의 ‘마지막 직장’인 것처럼 부동산 에이전트가 된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꿈처럼 몇 년 안에 자리를 잡아 웬만한 직장 월급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거두기도 하지만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업계를 떠나는 이들도 많다.
일정 시간 안에 자신을 효과적으로 세일즈해서 거래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자리를 잡기 어려운 현실에서 무리수를 두는 에이전트들도 적지 않은 것이다. 타운에 웬만큼 얼굴이 알려진 에이전트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집을 팔고 사는 과정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다면서 전화를 걸어온 독자가 있었는데 그가 함께 거래한 에이전트도 잘 알려진 오랜 경력자 였다.
한인 부동산 업계가 양적으로 팽창하면서 미담보다는 좋지 못한 뒷이야기들이 더 많이 떠돌아다니게 됐다. 묵묵히 한자리를 지키며 정직하게 일하고 있는 업계 종사자 전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솔직하지 못한 세상, 특정분야 종사자에게만 ‘솔직함’을 강요하는 것이 무리이겠지만 신뢰는 자신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배 형 직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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