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승주 주미대사,‘이라크전보다 더 큰 재앙 초래’경고
WAC 초청 시애틀 오찬연설서 베이징 6자 회담 전망도
한승주 주미 대사는 미국과 전 세계가 이라크 전쟁에만 신경을 써왔지만 북한이 도발하고 있는 핵 위기를 방치할 경우 그보다 훨씬 큰 재앙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북핵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역설했다.
알래스카에서 열린 한국 및 미국 태평양 연안 주 경제협력회의를 마치고 시애틀에 들른 한 대사는 13일 세계문제 협의회(WAC) 연설에서 이 같이 말하고 오는 27~29일 베이징에서 열릴 6자 회담에서 좋은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운타운의 콜럼비아 타워클럽에서 주류사회 학자들과 정·관·경제계 인사 등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오찬 연설에서 한 대사는 현재의 북핵 위기는 지난 1993~1994년에 있었던 제1차 북핵 위기와는 본질과 성격이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10년간 핵무기 개발에서 더 진전을 이뤄 북핵 위기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입지가 크게 줄었지만 아직도 기회는 남아 있다며 “평화적 해결에 실패할 경우 그때 가서 다른 응징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사는“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도가 정확히 무엇인지 꼬집어 설명하기 힘들지만 무기 판매를 위한 것이라면 이라크전 이후 경직된 무기시장과 주요 무기 수입국이었던 이란 등 아랍국가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감시가 강화되고 있어 입지가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또“북한 내부적으로도 정권유지가 힘들 정도의 극심한 경제난에 봉착해 있기 때문에 북핵 협상이 문제 해결을 위한 최후의 몸부림으로 해석한다면 정권유지 차원에서도 무모하고 비이성적인 방법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 1차 북핵위기 때인 1993~94년 외무부 장관으로 재직한 한 대사는 베이징 6자 회담을 앞두고 워싱턴 DC에서 한국, 미국, 일본의 관계자들이 전략 회의를 갖고 있다며 “내가 지금 여기서 이렇게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해 청중을 웃기기도 했다.
그는 이번 6자회담에서는“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북핵 문제에 각기 다른 이해관계에 있고 실제 제로섬 게임인 세력균형을 원하기 때문에 중재부담을 줄이길 원하는 미국과 함께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북한도 협상이 좌절되면 미국의 철저한 봉쇄정책이 가동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불가침 약속을 받아내고 경제원조를 받는 카드를 선택할 것”이라며“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고분고분하게 나온다고 해서 기뻐할 것도 아니고, 강경하게 나온다고 해서 좌절할 일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 대사는“한반도의 평화정착은 세계평화를 위한 교두보임을 북한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 등 위협이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는 것이 한국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 대사의 이날 오찬 연설은 시애틀 타임스, 시애틀 P-I 및 AP 통신 등이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방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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