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가주 정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큰 관심을 가져온 한인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민 와 생활 터전을 마련하고 하루하루 일상에 바쁜 대다수 한인들에게 주정부 예산 적자가 어쩌고 데이비스의 주지사 자격이 어쩌고 하는 소리는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려 온 게 사실이 었다.
그러나 최근 날아온 자동차 등록세 고지서를 받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는 한인이 많다. 한 달에 수십 달러를 내던 사람은 수백 달러로, 수백 달러 내던 사람은 1,000달러 이상으로 작년에 비해 3배나 뛰었기 때문이다. 380억 달러에 달하는 사상 초유의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나온 것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갑자기 시민의 발이나 다름없는 차량 등록세를 이렇게 올리는 것은 잘못이라고 분개하는 이들이 하나 둘이 아 니다.
주 재정 악화의 여파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지원금이 주는 통에 강좌를 대거 폐쇄하고 있으며 각 주립 대학들도 학자금을 대폭 인상, 등록을 포기하는 학생이 속출하고 있다. 이 모두 주 정부 재정을 잘못 운영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예들이다.
가주민들이 예상을 뒤엎고 100년 만에 주지사 소환 투표를 실시하는 것도 주정 책임자인 데이비스에게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다. 엄청난 재정 적자가 과연 주지사의 책임인지, 그를 소환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인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갈릴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등록세와 학비 인상은 새크라멘토에서 벌어지는 일이 한인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실감케 해줬다. 이번 투표에서 주지사가 소환될 경우 차기 주지사는 단순 다수 표만 얻으면 돼 근소한 표 차로 당선자가 갈릴 수도 있다. 소수계인 한인들 입장에서 볼 때는 오히려 목소리를 내는 데 유리할 수도 있다.
과거 떡 상온 보관 관련법과 키 머니 금지법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 정부는 한인들이 하는 비즈니스의 성패에도 직결돼 있다. 이번 소환 투표를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나오는 서커스나 남의 잔치로 여길 것이 아니라 그 동안 한인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져 있던 주 정부 운영에 주인 의식을 갖고 참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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