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입양아 출신 파이퍼 기자에 격려전화 쇄도
쌍둥이 자매와 3주간 한국 여행, 가족상봉 실현
시애틀 P-I지, 4반세기만의 뿌리 찾기 대서 특필
한인 입양아 출신인 시애틀 P-I지의 코트니 파이퍼(28, 한국명 김종선) 기자가 한국의 생부모를 찾아가는‘뿌리 추적’과정이 최근 이 신문의 1면 기사로 연일 게재된 뒤 세계적인 반응이 일고 있다.
파이퍼 기자는 전체 게재 길이가 장장 2백인치에 달하는 이 기사가 파격적으로 5일 연속 나간 뒤 플로리다·뉴저지·펜실베니아·미네소타·캘리포니아 등 국내 각지는 물론 대만·중국에서까지 2백 통이 넘는 이-메일과 수 십 통의 격려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파이퍼 기자는 편집국장에게 자신과 쌍둥이 언니가 함께 한국을 여행하는 체험기사를 통해 입양 고아들의 혈육 찾기라는 휴먼 스토리를 써보겠다고 제의하자 국장이 흔쾌히 승낙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다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들 자매는 대부분 자비로 3주에 걸쳐 취재를 겸한 한국여행을 했지만 신문사 측에서 특별히 사진기자 한 명을 10일간 동행시켜주는 배려를 해줬다며 감사를 잊지 않았다.
기사가 나간 뒤 뜻밖의 커다란 반응에 놀랐다는 파이퍼 기자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입양아나 그들 부모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독자들이 기사에 감동했다며 이메일과 전화로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체류 중이던 지난달 27일에는 마침 정전 50주년 기념일을 맞아 판문점 발로 남북대치상황에 관한 현장감 있는 기사를 송고하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여행에서 파이퍼 기자는 자신보다 5분 일찍 태어난 쌍둥이로 같은 양부모에 입양된 린제이(한국명: 김종순)와 동행, 출생지인 인천 부근의 대부도에서 형제자매와 친척을 만났으며 충북 음성의 생부 묘소를 찾는 등 전국 여러 곳을 여행했다.
한국의 혈육을 처음 만났을 때 전혀 낯선 사람을 만난 듯 매우 어색했으나 자신의 한국 내 형제자매들은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것 같았다고 코트니는 회상했다.
공항으로 마중 나온 자신을 닮은 남자가 반갑게 껴안자 곧 친오빠라는 것을 알았다는 그녀는 시간이 흐르면서 긴장감도 서서히 풀렸다고 말했다.
대부도에서 친척 등 30여명의 대가족을 만났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기 자매의 손을 잡고 한없이 우는 바람에 덩달아 울음이 나왔다며 파이퍼 기자는 웃었다.
그녀는 한국체류 기간동안 내내 편안한 느낌을 받았지만“판문점의 철조망과 북한 경비병들의 경직된 모습을 보는 순간 위협감과 비애를 동시에 느꼈다”고 회고했다.
이번 가족 상봉은 한국 입양고아에 관한 자료를 번역해줄 사람을 찾는 과정에서 알게된 아·태 문제 위원회(CAPAA)의 엘리옷 김 커미셔너가 발벗고 나서 성사됐다고 파이퍼 기자는 설명했다.
그녀는 김씨의 적극적인 도움이 아니었으면 혈육을 영영 만날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들을 버린 생모 이순남씨는 끝내 만나기를 거부했다.
지난 78년, 3살의 어린 나이로 언니 린제이와 함께 미국인 파이퍼씨 가정에 입양된 그녀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북부의 작은 마을 스캐니아에서 성장, 미네소타 대학에서 신문학을 전공했다.
대학졸업 후 미니애폴리스의‘스타 트리뷴’지에서 교정 기자로 근무한 그녀는 지난해 7월 시애틀P-I지로 옮겨왔다. 그녀는 현재 P-I에서 근무하는 유일한 한인 기자이다.
파이퍼의 미국인 양부모는 이들 쌍둥이 외에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언니 애실리(29)도 한국에서 입양, 자녀가 모두 한국인 입양아 일색이다.
태권도·마라톤·요가 등으로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파이퍼 기자는 가끔 한국식당을 찾아 한국 고유의 음식을 즐긴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정태기자
c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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