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전 매주 2~3명에서 최근엔 10여명씩 들어와
대부분 초범…추방 담당관이 직접 한국에 호송도
본보 기자, 시애틀 구치소 방문
캐나다 국경을 넘어오는 한국인 밀입국자들이 통상적으로 신세지는 단골 숙박시설이 있다. 시애틀 다운타운에 있는 이민국 구치소가 바로 그 곳이다.
차이나타운 인근에 위치한 갈색의 낡은 벽돌건물인 이민국 구치소는 수용인원이 150명으로 만원사례를 이루기 일쑤다.
본보 기자가 당국의 협조로 구치소 내부를 둘러본 12일 현재 여성 10명을 포함, 모두 126명이 수감돼 있었으나 한국인은 공교롭게도 한 명도 없었다.
바로 직전까지도 구치소가 꽉 차는 바람에 지난주 초 동부 워싱턴주 콜빌 인근에서 붙잡힌 한국인 밀입국자 8명이 웨나치 등에 분산 수용돼야만 했었다.
지난주 초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시택공항으로 들어오려다 입국서류 미비로 체포된 30대 초반의 한국남성이 잠시 머물렀지만 사흘 뒤인 12일 강제출국돼 만날 수 없었다.
시애틀 이민국의 조지 모론스 구금·추방 전담국장은 한국인 밀입국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시애틀 주재 한국 총영사관과의 긴밀한 협력 하에 신병문제가 신속하게 처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모론스 국장은 지난해까지는 거의 일주일에 한번 꼴로 2~3명의 한국인 밀입국자가 들어왔지만 올 들어서는 10여명씩 떼를 지어 밀입국을 시도하는 것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모론스 국장은“밀입국으로 체포된 한국인들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비행기표를 구입, 한국으로 돌아간다”며, 따라서 단기간 수감자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밀입국 수감자의 보석금은 이민판사의 재량에 따라 적게는 1천5백달러에서 최고 4만달러까지 책정된다며 밀입국자 수가 늘어나는 요즘에는 그 금액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한국인 케이스를 전담하는 실비 톰슨 추방담당관은 한국인들은 교도관들의 지시에 잘 따르는 편이라며 간혹 구치소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 한국인들에 의한 탈옥시도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톰슨은 지난달 린든 검문소 부근에서 체포된 한국인 밀입국자 15명이 전원 출국조치 됐다고 확인하고 이 가운데 7명은 자신이 직접 시택공항에서 서울행 아시아나 항공편 기내까지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민국 구치소에는 8∼10명을 수용하는 비교적 작은 감방에서 16명 이상을 수용하는 큰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의 수감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감방 안에는 2층 침대가 여러 개 놓여 있으며 수감자들은 각자 침대에서 잠을 자거나 책·서류 등을 뒤적이며 따분하게 이민재판 또는 추방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또한, 일반 교도소와 달리 감방 안에 공중전화가 설치돼 있어 수감자들이 전화카드를 이용해 가족이나 변호사와 수시로 통화할 수 있게 배려했다.
구치소 시찰을 안내한 마이클 A. 멜렌데즈 추방담당관은 감방 내에는 각국 영사관과 변호사 등의 연락처가 수록된 전화번호부도 비치돼 있어 수감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멜렌데즈눈 수감자들이 구치소에서 제공하지 않는 일반용품을 구내 매점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며 하루에 한시간씩 순차적으로 운동시간도 주어진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수감자들은 구속직후 일단 신원조회를 거치며 전과여부에 따라 청색(blue)·황색(orange)·적색(red) 등 3단계로 분류돼 수감된다.
청색은 초범자로 한국인 밀입국자들이 대부분 이에 속한다. 황색은 전과가 있는 경우, 그리고 적색은 가중 죄를 저지른 중범자의경우에 해당된다.
멜렌데즈는 지난해 적색으로 분류된 한국인 밀입국자의 강제추방을 위해 자신이 직접 인천국제공항까지 호송한 후 한국사법당국에 인계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시애틀 이민국은 구치소를 기존의 낡고 비좁은 건물에서 타코마에 신축중인 현대식 건물로, 이민업무 청사는 시택으로 각각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톰슨 담당관은 현재 타코마에 짓고 있는 새 구치소 시설은 5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며 내년가을 이전을 목표로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김정태기자
c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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