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국 총영사, 한-미 비자면제 협정에도 악영향
죄의식 없이 무작정 밀입국…교민사회 위상 해쳐
정병하 영사,“인생 망치기전 체포 오히려 다행”
본보 단독 회견
캐나다 국경을 통해 밀입국하는 한국인들의 규모와 빈도가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시애틀 총영사관은, 아직 본국 정부의 지침은 없지만, 상황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건의할 계획이다.
김재국 총영사는 잇따른 밀입국 사건과 관련, 17일 본보와 가진 긴급 인터뷰에서 미국은 법과 질서를 최우선으로 하는 법치국가라고 지적하고 이들의 불법행위는 한국정부가 미국과 추진하고 있는 비자면제 협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김 총영사는 밀입국하다 체포된 한국인들이 전혀 죄의식이 없다고 꼬집고“대부분 절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밀입국을 시도, 목숨까지 잃는 등 인생을 망치는 경우까지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총영사는 알선업자들의‘달콤한 유혹’에 현혹돼 무작정 밀입국을 시도하는 현재의 상황은 교민들의 위상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합법적으로 미국에 와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 불법적으로 입국해서는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다며“불법 체류자의 신분을 악용한 악덕업주에게 피해를 당하는 처지로 전락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지적했다.
시애틀 이민국 구치소로 수감되는 한국인 밀입국자처리를 전담하고 있는 정병하 영사는 최근 밀입국자의 규모는 커졌지만 전반적인 숫자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 영사는 블레인 국경지역의 경계가 대폭 강화되면서 스포켄과 몬태나주 등 내륙지역을 잠입루트로 이용하는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영사는 구금자들을 면담한 결과 “알선업자들이 90%의 성공률을 보장하는 등 상당히 설득력 있게 유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블레인 지역에서 만 작년에 62명, 재작년에 1백 명이 체포된 점을 놓고 볼 때 매년 적어도 수 백 명의 한국인들이 밀입국에 성공(?)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지난 7일 동부 워싱턴주 콜빌 인근에서 체포된 어린이 2명 등 8명의 한국인 밀입국자들도 과속으로 경찰에 단속되지만 않았다면 무사(?)했을 케이스였다.
정 영사는 수감중인 한국인 밀입국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총영사관이 신경 쓰고 있으며 법적인 절차도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확인되는 모든 밀입국 케이스를 꼬박꼬박 챙기고 있다며 이민국 관리들도 총영사관이 개입할 경우, 비교적 신속하게 처리하는 등 성의를 보이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밀입국자들은 대부분 미국 내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넘어왔다고 말하지만“불안한 신분으로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 힘들고 이들이 범죄와 연루된 경우에는 전체 한인사회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정 영사는 지적했다.
그는 현재 미국정부가 국내에 오래 거주한 영주권자들도 범법행위시 가차없이 추방하는 상황이라며“밀입국에 성공해도 생활이 안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돼 결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영사는 구치소에서 면담하는 20∼30대의 한국인들에게“고생 속에 살다 결국 추방당하면 인생을 망칠 수 있으므로 오히려 지금 체포된 것이 잘 된 것”이라고 충고해준다고 말했다.
밀입국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들 가운데 자발적으로 출국한 경우 나중에 미국 입국비자를 받는데 법적인 하자가 없으나 강제추방을 당하는 경우에는 비자발급에 상당한 제한이 가해진다고 정 영사는 설명했다.
/김정태기자
c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