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앞으로 두 달밖에 못 산다면 당신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겠는가. 젊은 아내이자 엄마인 앤은 지금까지 남을 위해 살아온 과거를 비로소 나를 위한 삶으로 바꾸어 살면서 인생만개의 희열을 맛본다. 많은 죽음의 영화처럼 이 영화도 궁극적으로 인생찬가의 얘기이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감상적인 멜로 드라마이지만 비감 속에 유머와 희망과 긍정이 배어 있다.
몬트리얼에 사는 23세난 앤(새라 폴리)은 대학교 밤 청소부로 어린 두 딸과 직업이 신통치 않은 남편 단(스캇 스피드만)과 함께 엄마(데보라 해리) 집 뒤뜰의 트레일러에서 산다. 엄마는 꿈을 못 이뤄 한 속에 살고 아버지는 수감중인데 비록 힘겨운 삶이지만 앤은 자기를 사랑하는 남편과 두 딸을 극진히 사랑하며 열심히 산다. 그런데 앤은 졸도 후 병원에 갔다가 의사로부터 말기 암으로 남은 생명이 두 달이라는 통보를 받는다. 이때부터 앤은 자기 병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자신이 그동안 하고팠으나 못했던 일과 죽기 전 가족들에게 해야할 일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하나 하나 실행에 들어간다.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인조손톱을 하고 교도소의 아버지를 면회하고 두 딸이 18세가 될 때까지 매년 들려줄 생일축하 말을 녹음하고 다른 남자를 만나 연애하고 섹스를 하고 또 두 딸에게 새 엄마를 찾아 주는 것 등. 앤은 이런 일들을 차분히 실행하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삶의 다양성과 기쁨을 만끽한다. 그러나 슬픔과 고통을 아주 벗어날 수는 없어 눈물을 흘린다.
앤은 동전 세탁소에서 알게 된 우울한 책벌레 리(마크 루팔로)와 사랑과 성애를 불태우고 옆집에 새로 이사온 아름다운 간호사 앤(레오노 월팅)을 집으로 초대 아이들과 남편에게 접근시키는데 이 것들이 앤의 목록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다소 조작된 느낌이 든다. 뛰어난 것은 폴리의 광채 나고 자연스러운 연기. 각본을 쓰고 감독한 이사벨 코이섹트는 과도한 감상성을 적정선에서 자제하고 죽음을 통해 삶을 사는 아름답고 흐뭇한 얘기를 차분히 연출했다. R. Sony Picture Classics. 선셋5(323-848-3500), 뉴윌셔(310-394-8099),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타운센터5(818-981-9811), 사우스코스트 빌리지 3(800-Fandango#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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