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스트 독재와 경찰과 법 그리고 부패한 힘의 횡포를 무자비하게 파헤치고 기소한 스릴러이자 인간의 병적 심리를 탐구한 막강한 추진력을 지닌 뛰어난 이탈리아 영화다. 정치 스릴러와 변태적 섹스 그리고 절대적 권력의 전횡을 멋진 스타일 안에 영리하고 복잡하게 포착한 탁월한 작품이다. 엘리오 페트리가 감독한 1970년 영화(그 해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수상)로 이번에 새 프린트로 재상영된다.
내용과 연기가 무서울 만큼 강렬한 영화인데 코스타 가브라스의 영화 분위기와 함께 카프카의 역설을 느끼게 된다. 특히 독재정권에 시달린 한국인들에게는 남 다른 감회를 갖게 해 줄 영화다.
주인공은 무자비하고 광적이고 총명하며 또 병적인 심리상태를 지닌 로마 경찰 살인반 반장(지안 마리아 블론테-’황야의 무법자’의 악인역). 그는 뛰어난 업적 때문에 막강한 힘을 지닌 경찰 정보부 부장으로 승진, 정치범 색출과 탄압에 앞장선다.
법의 이름으로 자기에게 주어진 권력을 마구 휘두르는 정보부장은 젊은 반정부 학생들을 때려잡는 일을 하면서 경찰의 권위와 수사력에 도전하는 방법으로 섹시한 변태성욕자인 정부 아우구스타(플로리다 볼칸)를 면도칼로 살해한다.
정보부장은 아우구스타(비단으로 마련된 침실에서의 둘의 성희롱 장면이 빠른 커트로 회상되는데 병적으로 선정적이다)를 살해한 뒤 자신의 지문과 족적 등 자신을 범인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을 현장에 남긴다. 그리고 정치범 색출에 앞서 살인사건 수사에 간섭하면서 자기가 범인임을 암시하나 아무도 그를 의심하지 않는다(아니 못한다는 말이 더 적절하다). 이에 화가 난 정보부장은 자기 입으로 살인을 자백하나 역시 아무도 그 것을 믿지 않는다.
과연 정보부장은 자신을 처벌하기 위해서 증거를 남겼을까 아니면 자신의 불가침성을 증명하기 위해 그랬을까. 마지막 장면이 거의 현실적으로 코믹한데 섬뜩한 느낌을 갖게 된다. 볼론테의 연기가 압도적이다. 잔인하고 으스대며 땀을 흘리고 소리를 지르면서 몸이 터져 버릴 것 같은 에너지를 발산하며 화면을 사로잡는다. 음악(엔니오 모리코네)과 촬영도 좋다. 성인용. 10월2일까지 뉴아트(310-478-6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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