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미결수들이 수용돼 있는 다운타운 남자 구치소에서 수감자들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하고 이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홍기철(34)씨 피살사건은 구치소를 관리하는 셰리프국의 수감자 관리체계에 허점이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많은 목격자들 앞에서 어떻게 홍씨가 처참하게 살해됐으며 범행동기는 무엇인지에 대해 홍씨 유가족은 물론, 이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반 한인들도 하루빨리 명쾌한 답변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경찰이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감옥 안에서 한인 수감자가 무참히 살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한인사회가 미적지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영 마음이 편치 않다.
피살된 홍씨가 한국 국적자라는 이유로 총영사관이 셰리프국에 사건진상 규명을 알아봤다고는 하나 경찰 고위층들과 친하다는 한인들과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단체들은 무관심,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류사회 정치인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정치관련 단체도, 기회만 있으면 소수계 권익 또는 인권 운운하며 커뮤니티에 얼굴을 내미는 단체도 한인 동포의 감옥내 죽음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
몇 년 전 한 잡지에서 범죄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미국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출소한 한인남성의 체험수기를 읽은 적이 있다.
이 남성은 ‘형무소에서의 생활은 악몽 그 자체였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타인종 재소자들로부터 무차별 구타를 당하는가 하면 성에 굶주린 남자죄수들에 의해 시도때도 없이 성폭행까지 당했다. 이런 일을 당해도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미국감옥은 사람이 있을 곳이 못된다’라고 적고 있다.
중범죄로 체포됐다 부인이 중병에 걸려 일단 풀려난 한인남성이 홍씨 사건에 대한 언론보도를 접하고선 감옥에 가기가 무서워 자취를 감췄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전해진다. 수기를 쓴 남성의 말처럼 감옥은 끔찍한 장소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살다보면 언제 무슨 일을 저질러 잠시나마 철창신세를 지게될지 모른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며칠을 감옥에서 보내는 일이 허다하지 않은가.
백인 골퍼가 한인들을 비하하는 말을 한데 대해서만 항의할게 아니라 한인 수감자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서도 관계당국에 따질 것은 따지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구성훈<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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