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1 ‘롱샷’ 플로리다 말린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올 메이저리그 시즌의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직전 코리언 10월의 사나이는 없다는 글을 기자수첩에 올렸다. 최희섭(시카고 컵스)과 봉중근(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은 성적부진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은 큰 경기에 약하기 때문에 차라리 안 보는게 속 편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데 끝내는 김병현이 사고를 쳤다. 2년전에는 이틀연속 9회말 2사후 역전홈런을 맞아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선수로 동정을 받더니 이번에는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올려 홈 팬들을 모독, 보스턴에서 가장 괘씸한 선수로 몰렸다. 그리고는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도 제외돼 화제가 됐다.
그게 그렇게 큰 죄인가. 이에 대한 한인 팬들은 물론 한국 언론의 반응이 더 재미(?)있었다고 할까. 미국 선수가 한국에서 이 같은 행동을 했어도 정말로 그렇게 너그럽게 용서해줬을지 의심이 갈 정도로 팔이 안으로 굽는 한인들이 많았고 한발 더 나가서는 ‘인종차별’에서 ‘지역감정’으로까지 번졌다. 솔직히 관중석에 우리 어린아이들이 앉아있었다 또는 TV를 보다 아이들 눈을 가려야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둘러 댈 변명도 용서받을 수도 없다.
여하튼 김병현은 ‘악몽의 양키스테디엄’에도 세울 수 없고 홈구장에서도 내세울 수 없는 ‘쓸 수 없는 무기’가 돼 팀의 탈락을 구경만 했고 앞으로의 운명도 불투명하다. 레드삭스 커리어는 끝난 것으로 보이며 돈 손해도 엄청날 전망이다. 그 전에는 레드삭스가 셰이 힐렌브랜드란 기대주를 주고 영입한 선수라 꼭 재계약을 해야할 추세였는데 이제는 보스턴 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재계약이 안될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따라서 프리에이전트로 풀려도 큰 경기에 약한데다 팀을 모르는 ‘문제아’로 찍혀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기 전의 몸값은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은 결과적으로 1,000만달러짜리 손가락을 세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규태<특집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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