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전직 한인회장들도 나서게 됐다. 모양새가 도무지 말이 아니어서다. 함께 팀웍을 이루어야 할 한인회장과 이사장이다. 그런데 이들이 티격태격이다. 그게 발전해 심각한 내홍의 상황을 연출했다. 원인이야 어디에 있던 한마디로 꼴불견의 그림이다. 한인회 위상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이루어진 게 한인회 이사장 징계인 모양이다. 그게 발단이 된 싸움이 마치 광풍에 휘말린 산불처럼 번지면서 한인회의 위상은 더 말이 아니게 됐다.
처음부터 모양이 이상했다. 한인회 이사장이 이사회를 주재했다. 그런데 이사장 징계안이 올라왔다. 이사장이 폐회를 선언하고 자리를 뜨자 남은 이사들이 이사장에 대해 징계조치를 내렸다. 방송과의 대담에서 한인회 소송과 관련된 사항을 사전에 밝혀 한인회장에게 피해를 주고 한인회 위상을 훼손시킨 데 대한 징계라는 거다. 이렇게 해서 한인회 이사장이 이사회에서 정직처분을 받는 어이없는 해프닝이 발생한 것이다.
’라운드 투’ 역시 말씀이 아니다. 이사장이 한인회 비리라는 걸 폭로하고 나섰다. 한인회장이 스스로 정관을 뜯어고치고 연임됐다. 재정감사제도까지 바꾼 한인회는 있을 수 없다. 기금모금 내역을 공개하라. 동반 퇴장하자 등등. 이에 대해 한인회장은 오불관언의 자세다. 이사장 징계는 이사회 결의사항이므로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과 함께.
보다못해 전직 한인회장들의 모임인 한우회가 나섰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한인사회의 대표 격 봉사단체인 한인회가 내부갈등으로 싸우는 추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충정의 발로다. 당사자들을 한 자리에 부르고 화해를 요청했다. 중재는 그러나 무산됐다. 두 사람은 결코 손을 내밀지 않은 것이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탓 같다.
사람이 모인 곳이면 갈등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금실이 좋은 부부간에도, 한 핏줄을 나눈 형제간에도 다툼은 있는 법이니까. 한인 단체가 바람 잘날 없다는 건 이런 면에서 이해가 간다. 문제는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는가에 있다.
정치적 능력이니, 리더십이니 하는 말은 다른 게 아니다. 갈등국면을 풀어나가는 능력이다. 양보할 줄 알고, 용서할 줄 아는 능력이다. 그게 성숙된 어른의 자세다. 그런 모습이 그런데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불똥은 엉뚱한 방향으로 튀고 있다. 언론이 동포사회를 우롱했다며 한인회장이 언론책임을 묻겠다고 나서서 하는 말이다. 성숙한 한인회. 도대체가 기대난망의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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