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란 높은 산에 있는 케이블카 같은 것- 5일 한국의 대학 수학 능력시험을 앞두고 한국 청소년 상담원이 제공한 짤막한 글에 나오는 말이다.
성공이라는 높은 산에 오르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소망인데, 그 높은 곳을 힘 안들이고 빠르게 올라가게 해주는 수단이 바로 대학이라는 것이다. 청소년 상담원은 케이블카만 보고 달려온 아이들이 이제는 눈을 들어 산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케이블카를 못 탄다 해도 산을 못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남들 다 케이블 카 타고 올라가는 그 높은 산을 걸어서 오르자면 고초가 이루 말할 수 없고 시간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지쳐서 중도에 포기할 수 있으니 기어이 케이블카를 타야겠다는 것이 수험생과 그 가족들의 기본 정서이다.
그래서 입시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고, 수능 시험일이 되면 전국이 숙연해진다. 대입 시험날이라고 출근시간을 바꾸는 나라가 한국 외에 또 있을까.
5일 관공서, 기업들은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로 한시간 늦추고, 주식시장도 한시간 늦게 열었다. 교통체증 때문에 수험생이 시험장에 늦게 도착하는 사태를 미리 예방하려는 배려이다. 아울러 수험생들 시험 보는데 방해 될까봐 시험장 주변 200m 내에는 차량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주차도 금지된다고 한다.
한국이 수능시험 시즌이라면 미국도 지금 SAT 시즌이다. 미국에서는 입학 사정이 포괄적 평가에 기초, 한 문제 맞고 틀리고 가 합격 여부를 좌우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한인 부모들은 헛갈린다. 성적 좋은 학생은 떨어지고 점수가 훨씬 낮은 아이는 합격하는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UC버클리의 경우 2002년 신입생 중 SAT 점수 600~1,000점인 학생들이 거의 400명이나 입학된 사실이 발표돼 논란이 되더니 며칠 전에는 UCLA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올해 신입생 중 SAT 1,400점 이상인 학생 1,663명이 불합격된 반면 1,000점 미만의 학생 407명이 합격을 했다. 학과 점수 외에 학생의 성장환경, 리더십 등을 보다 보니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대학측 설명. 하지만 이럴 때는 점수대로 합격 불합격을 가리는 한국식이 분명해서 좋다는 한인 학부모들도 있다.
다행이라면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정상을 오르는 케이블카 노선이 여럿이어서 중간중간 바꿔 탈 수 있다는 것. 케이블카 대신 산을 바라보는 자세는 미국에서 더 필요하다.
<권정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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