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탈북자, 시애틀서 처참한 식량난·인권유린 고발
서북미 한인사회에 북한주민, 탈북자 지원 요청
워싱턴주 한인사회가 미 정부에 북한 탈출자들의 망명 수용을 촉구하는 서명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는 가운데 탈북자들이 직접 시애틀을 방문, 생생한 북한의 실상과 탈북 현실을 증언했다.
탈북자인 황기철씨와 김옥선씨는 지난 5일 밤 시애틀 한인 연합장로교회(담임 변인복 목사)에서 끔찍한 북한의 인권 상황과 처참한 식량난을 고발하고 북한 동포들을 위한 재미 한인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황씨와 김씨를 비롯, 수십명의 탈북자들이 중국 연변에 정착하고 한국에 귀순하도록 돕는 윤요한 선교사는“김정일 정권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무조건 찬양하는 세태가 걱정돼 이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북한의 현실을 올바로 알리려고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6·25 이후 월남한 형들과 친척들로 인해 어려서부터 기관의 감시를 받으며 처형당할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 살아왔다며 1995년에는 입에 풀칠할 만큼 주던 배급도 끊겨 강냉이로 연명하면서 더 이상 있다가는 굶어죽겠다고 판단, 압록강을 건넜다고 증언했다.
황씨는 한 친구가 김일성의 사진이 실린 노동신문을 찢어 담배를 말아 피웠다가 처형당했는가 하면 식량난이 최악이었던 1995년부터 인육을 먹는다는‘근거 있는’소문이 나돌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인육을 밀매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증언했다.
황씨는 탈북 후 윤 선교사의 도움으로 연변에 정착, 십자가 등을 만들어 팔아 북에 두고 온 자녀들에게 식량과 돈을 보낸다고 밝히고“북한에 남겨둔 자식들과 친구들을 생각하면 귀한 쌀밥을 먹어도 목에 넘어가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황씨는 북한의 실상을 바로 알리고 북한에 복음을 전파하는 파수꾼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아직도 굶어죽는 많은 북한 동포들을 조금이라도 기억해달라고 부탁했다.
김옥선씨는 대학까지 나왔지만 아버지가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 뒤 결혼한 자신을 제외한 모든 친정가족이 처형을 당했다며 이들 중에는 돌도 지나지 않은 갓난아기도 있다고 고발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김씨지만 먹을 것이 없어 나무껍질과 풀들을 끊여 먹었고 이 와중에 토사를 만나 영양실조로 죽은 많은 이웃들이 있었고 김씨의 아들과 딸도 결국은 죽거나 장애자가 되는 참변을 겪었다고 눈물로 증언했다.
김씨는 주위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어가는 것을 보고 탈북을 결심했고 북한의 실상을 한국정부와 언론매체들이 백분의 일도 알지 못한다고 판단, 자신이 나서서 증언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윤 선교사는“최근 들어 국경 주변의 중국군 수비대가 날로 증강돼 탈북의 어려움이 많다”며“북한의 실상을 좌시하고는 전체 한민족이 결코 평안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탈북자들에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라고 말했다.
<방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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