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인사회의 대표적 장애인 선교단체 물댄동산(대표 이옥진)이 운영하는 컴퓨터 교실. 원래 장애인들을 위해 개설된 것이지만 비장애인들도 수강할 수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난 4월에 개강한 이래 워드, 엑셀 등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프로그램들과 아도비 포토샵, 매크로미디어 드림위버 등 6개반을 마쳤고 현재 윈도스 XP 강의가 진행 중이다.
물댄동산이 장애인 직업재활을 위해 컴퓨터 강습을 한지는 꽤 됐지만 사정상 지난 1년반쯤은 중단되었다가 강사 조셉 최씨(45)를 중심으로 다시 시작됐다.
지난 1984년, 한인타운에서 권총강도를 만나 목에 총을 맞고 휠체어의 의지하게 되며 물댄동산에 가입했던 최씨는 10여년간 LA 인근 대학에서 회계학, 웹매스터 코스 공부를 하느라 물댄동산에 소홀했는데 지난해에 다시 나가보니 웹디자인을 공부하기 원하는 장애인들이 많았다.
배우고는 싶은데 어디서 가르치는 지도 모르고, 알아도 선뜻 가서 배우지 못하는 이들의 처지를 보고 교회 등에서 기부 받은 돈을 모아 새 컴퓨터 6대를 싸게 마련하고, 자신도 컴퓨터 한 대를 기증해 강의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엔 장애인 중심으로 시작한 것이지만 차츰, 물댄동산에 봉사하러 오는 비장애인 봉사자들에게도 수강 기회를 주고 차츰 일반인들에게도 문을 열게 됐다. 컴퓨터를 배우려고 해도 영어가 힘들어서 못 배우겠다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워드나 엑셀은 한글판으로 가르쳤어요
기술이 있어도 장애인이 취업하기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 아직 이곳에서 공부하고 나가 취업까지 한 사람은 없지만 교실의 컴퓨터가 총 6대뿐인 소규모인데다 최씨의 친절하고 자상한 설명까지 곁들여 마치 개인지도 같은 분위기다. LA에서 4.29가 난 사흘 후, 뉴욕 맨해턴에서 흑인 시위대에 쏜 총에 맞아 목 밑이 마비되어 재활치료 차 LA에 왔다 머물게 되었다는 이용환씨는 이곳에서 포토샵을 배웠다. 사진을 수정할 수도 있고, 현상소에 가지 않아도 돼 취미생활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요즘 매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라미라다의 물댄동산 회관에서 윈도스 XP를 공부하고 있는 김영신씨(42·사이프러스 거주)는 장애인인 친지를 통해 이 클래스를 알게 돼, 컴퓨터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던 소원을 풀었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지도도 찾고, 한국의 친구들과 이메일도 주고받는 등 앞으로 제 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습니다
시대에 맞춰 발전하고 싶고, 사업하는 남편을 위해 내조도 더 잘하고 싶어 컴퓨터를 배우러 커뮤니티 칼리지에 나갔더니 너무 어려워서 이곳으로 옮겼다는 박조자씨(60·놀웍 거주), OC 여성합창단원으로 매달 물댄동산에 봉사하러 오다 컴퓨터 반에 나오게 됐다는 백신자씨(60·부에나팍 거주)도 이구동성으로 선생님이 너무 열심히 가르치는 데다, 인원 수도 적으니 개인지도 받는 것처럼 하나도 모르는 것이 없이 넘어가 너무 재미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뿐인가 수강료까지 싸니 금상첨화다. 주 1회 2시간 반씩, 보통 8주 소요되는 과정당 장애인이나 봉사자는 무료고 비장애인은 30달러밖에 안 된다. 물댄동산이 어려운 가운데 20년이 넘도록 유지되고 있는 것이 모두 한인사회 여러분의 따뜻한 후원 덕분입니다. 장애인 선교단체가 영리 목적으로 사업을 할 수도 없지만, 그동안의 후원에 감사하며 무엇이라도 돌려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하나라도 더 배워 가시면 감사하지요라고 말하는 최씨는 현재 칼스테이트 LA 교육대학원에서 컴퓨터 교육을 전공하고 있다.
물댄동산 컴퓨터 교실의 다음 번 강좌는 ‘엑셀’로 12월 4일부터 8~9주간 매주 목요일 하오 6시에 열린다. 수강신청 (714)736-0515.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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