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 초순이면 전 중국은 무거운 적막과 함께 긴장감에 휩싸이게 된다. ‘까오카오’(高考)시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국 보통고교초생통일고시’(全國普通高校招生統一考試). 이를 줄인 말이 바로 ‘까오카오’로, 대학 입학시험의 중국식 약칭이다.
이 기간이 되면 중앙과 각 지방정부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공사는 모두 중단시킨다. 언론은 날씨, 교통상황 등을 집중 보도한다. 수험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것이다.
이 기간 부모들의 긴장과 초조감은 이루 비교할 수가 없다고 한다. ‘까오카오’ 결과가 자녀 일생의 신분을 좌우하기 때문이라는 거다.
요즘 들어 이 ‘까오카오’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고 한다. 한 차례의 시험으로 한 인생을 망칠 수도 있어서다.
해서 나오는 비난이 현대판 과거제도라는 것. 그런데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고 한다. 어딘가 한국과 많이 닮은 모습이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를 신분지향 사회로 파악했던 역사학자가 누구더라. 라이샤워였던가.
그 진단에 따르면 이렇게 되기 십상이라고 한다. 공부란 오로지 신분향상을 위한 것이다. 과거시험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
이 신분지향 사회의 필연적 특징은 체면문화다. 그러므로 일류만이 주목 대상이다.
대학 선택도 그렇다. 전공보다는 일류인가가 더 중요하다. 체면과 문벌을 따지기 때문이다.
한인 학생들의 대학 졸업률이 아시아계 중에서 가장 낮다고 한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UC버클리 대학에 국한된 통계다.
6년만에 졸업하는 학생이 한 둘이 아니다. 6년이 지나도록 졸업을 못하는 낙제생도 상당수다. 왜 이런 현상인가. 일류대학만 집착해온 탓이 아닐까.
능력은 채 안 되는데 부모의 열성으로 UC에 입학하는 데 성공했다. 그것도 가장 어렵다는 버클리에.
문제는 그 다음이다. 공부가 지겹고, 또 따라가기가 벅차다. 혼자 하는 공부의 훈련이 안되어서다. 그 결과는 보나마나다.
일류 대학만 고집하는 지나친 체면문화. 버려야 할 인습이 아닐까.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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