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세 정동철씨, 타코마 한인 모텔서 사흘 전 사라져
업주,“싸우는 소리 들렸고 방바닥은 피로 흥건”
가정불화로 반년 새 두 번이나 집 나와 모텔 기거
앨러배마 주에서 5년 전 타코마 지역으로 이주한 한인 은퇴목사가 임시로 거처하고 있던 레이크우드의 한 모텔에서 한인으로 보이는 방문객과 다툰 뒤 실종됐다.
경찰은 22일 저녁 실종된 정동철 목사(78)가 묵었던 골든 라이언 모텔 30호실 바닥에 피가 흥건하게 고여 있는 등 단순한 실종사고가 아닌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 모텔 업주 김 모 여인에 따르면 지난 7일 2주간 일정으로 모텔에 투숙한 정 목사가 사건 당일 저녁 8시 10분 경 한인으로 보이는 여성과 방 안에서 언쟁을 벌이던 중 8시 30분 이 여성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조용해졌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들의 언쟁이 심해지자 급히 남편에게 연락을 취했고, 남편이 모텔에 도착했을 때쯤 낯선 파란색 셰비 트럭이 모텔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목격했지만 번호 판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모텔에 도착한 남편 김씨는 문제의 30호실 문을 열어봤지만 방안에는 아무도 없었으며 정목사의 소지품이 그대로있었다고 당시 상황읗 설명했다.
김씨 부부는 때마침 모텔을 순찰하던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으나 경관은 간단한 조서만 작성하고 정 목사가 돌아오면 경찰에 연락하라며 명함만 놔둔 채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 목사가 숙박계에 남긴 전화번호로 연락을 취해 정 목사의 부인과 통화, ‘곧 가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러나 곧 이은 두 번째 통화에서 정 목사 부인은 자신과 남편(정 목사)이 법원의 접근 금지명령에 따라 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김씨 부부는 밝혔다.
이들은 이튿날 정 목사 부인이 모텔 근처까지 왔으나 건너편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다른 사람을 남편이 묵었던 객실로 보냈던 것으로 기억했다.
피어스 카운티 지방법원 기록에 따르면 정 목사는 지난 주 폴 정씨를 상대로‘일시적 가정폭력 보호’를 신청, 법원의 재가를 받았으며 반대로 정해성씨에게는 지난 6월과 지난 주 동일한 가정폭력보호 명령을 선고 당했다. 폴 정씨와 정해성씨가 정 목사와 어떤 관계인지는 공식 확인되고 있지 않다.
정 목사는 지난 6월 가족과 별거하며 주위에‘아들과 연관된’가정불화로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져 정 목사 실종이 가정불화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
업주 김씨는 사건 당일 경관에게 구체적인 사건 개요를 설명했으나 24일까지 이렇다할 수사를 하지 않아 객실을 3일간 치우지 않았다며 24일 재차 수사를 요청하자 비로소 감식반 등이 동원돼 객실 등 주위 탐문수사를 벌였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정 목사 방에서 상당 금액의 현금을 발견한 것으로 알렸다.
현금이 그대로 남아있고 언쟁을 벌였다는 업주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단순강도 사건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경찰은“수사의 일부로 가족들과 활발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히고 있을 뿐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언급을 꺼렸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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