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린우드 이 모씨, 타주 동양인 위해 혈액 줄기세포 채혈
“이틀간 3~4시간씩 채취, 피곤해도 위험하지는 않아”
사랑과 나눔의 계절인 연말연시에 백혈병으로 꺼져 가는 남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혈액 줄기세포를 기증한 30대 한인이 있어 한인사회에 훈훈함을 더해 주고 있다.
2년 전 빌립보 장로교회에서 열린 골수기증 캠페인에 등록했던 린우드의 이 모씨는 두달 전 퓨젯 사운드 혈액은행으로부터 한 환자의 혈액과 자신의 혈액형이 일치됐다는 통보를 받고 지난 9~10일 이틀에 걸쳐 채혈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이 씨는 같은 교회 교인인 강지선씨가 백혈병을 앓던 중 1년 전 골수 기증자를 찾지 못해 사망했고 현재도 다른 한 명이 백혈병을 앓고 있어 주저하지 않고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말초 혈액 줄기세포를 기증 받을 환자는 타 주에 거주하는 20대, 240파운드 체중의 아시안 청년으로만 알려져 있다.
이씨는 골수 채취 후 신체 이상이 생길 것을 염려해 골수 기증을 꺼려하는 한인들이 많지만 최근엔 의술 발달로 척추에서 골수를 빼지 않고 혈관을 통해 말초 혈액 줄기세포를 채취하거나 둔부를 약간 절개하고 골반 뼈에서 골수를 채취하므로 위험이 적다고 말했다.
이씨도 전신마취가 싫어 팔뚝혈관에서 혈액을 기계로 거르는 방법을 선택했다며 이 경우 혈류 속의 줄기세포 양을 늘리기 위해 5일전부터 필그라스팀이란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고 밝혔다. 이 주사를 맞는 5일간은 감기 몸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강지선씨의 경우 한국에 있는 언니의 혈액이 완전 일치됐으나 형부가 언니의 골수 채취 수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혈액이 완전 일치돼도 골수기증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달간 혼자 고심하다 부인에게는 기증 이틀 전, 부모에게는 기증 당일 사실을 알렸다는 이씨는 이틀에 걸쳐 3~4시간씩 혈액을 걸러 피곤은 하지만 생각보다 덜 아팠다며“골수 기증은 결코 위험한 것이 아니므로 가능하면 골수 기증 캠페인에 한인들이 많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2남1녀를 둔 이 씨는 운영중인 주유소 겸 그로서리도 잘 안돼 종업원을 줄이고 하루 16시간씩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1월로 기증을 미루려 했지만 환자의 시한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어려움을 무릅쓰고 기증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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