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끝> 공화당의 부시는 ‘유아독존’
당내 예선 도전자없이 본선대비
후세인 생포·경기 호전 영향
민주후보와 가상대결 모두 우위
예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 9명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동안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느긋하게 본선에 대비하고 있다.
사실 그에게는 예선이 “없다”. 공화당내 도전자도 없지만 설사 있다해도 보수층의 표심을 꽉 잡고 있는 그가 신경 쓸만한 일이 못된다. (이제까지 예비선거에서 패한 ‘현직’은 1856년 낙마한 프랭크 피어스 대통령 단 한명 뿐이다.)
그러나 그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9.11사태와 이라크전을 겪으며 탄탄해진 그의 입지는 미군 사망자가 속출하고 경기가 바닥을 기면서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고 지난 연말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들의 46%는 차기 대선에서 누가됐건 민주당 후보에 표를 던지겠다고 답했다.
공화당 내에서조차 1차 걸프전으로 쌓은 지지율을 몽땅 까먹고 낙선의 고배를 마신 아버지의 조지 부시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돌았을 정도. 그러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생포되고 경기가 호전되면서 선거판도는 한달 사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달 초 AP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도는 56%로 상승했고 약 60%가 외교 및 대테러 정책을, 53%가 그의 경제정책에 각각 지지를 표시했다. 이같은 지지율은 지난 84년 압도적 표차로 재선에 성공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그는 민주당 선두주자들과의 가상대결에서도 우세를 보였다. 하워드 딘 후보의 가상대결에서 54대39로 앞섰고, 웨슬리 클라크 후보에게는 49대42로 우위를 보였다.
부시 대통령의 최대 강점으로는 든든한 지지기반과 두둑한 선거자금이 꼽힌다. AP 여론조사에서 여성 등 민주당 지지 진영이 분열된 양상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남성, 개신교도, 시골 유권자 등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 진영은 부시를 중심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전통적 민주당 표밭인 히스패닉 유권자들도 서서히 돌아서고 있다. 2000년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은 히스패닉 표의 35%를 잡는데 그쳤으나 이달초 여론조사에서 이들의 54%가 부시의 직무 수행에 만족해했고 37%가 그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대답했다. 이는 불법체류자들을 위한 이민법 개혁안을 발표하기 전에 나온 수치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자금력도 막강하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사상최고액인 1억3,0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 4,000만달러를 거둬들이며 역대 민주당 경선후보들 가운데 최대액을 거둬들인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를 세배 이상 앞선 상태다.
AP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을 찍기로 마음을 정한 공화당 유권자는 41%로 다른 후보를 뽑겠다는 33%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24%가 다른 후보를 고려해볼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 사실이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밝은 경기전망에도 불구하고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 또 미 육군대학이 새로 발표한 연구서가 “불필요한 전쟁을 감행하기 위해 9.11사건을 정당화할 수 없는 구실로 사용했다”고 평가하는 등 이라크 전쟁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는 것도 문제다. 한마디로 재선을 떼놓은 당상쯤으로 간주하기엔 고용환경과 이라크 사태가 너무 불안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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