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자영업자 김모씨 남편생일에 전달
“가장 쉬운 일이 가진 것 나누는 일”
“한인 장애자들을 위한 영원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이 작은 정성을 계기로 물댄동산이 장애인들을 위해 한 곳에 정착,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한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전해주면 좋겠습니다.”
LA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59·여)씨가 물댄동산(대표 이옥진)의 딱한 사정(본보 2003년 12월30일자 A21면)을 듣고 지난 19일 물댄동산을 찾아 전한 카드 내용이다. 카드에는 10만 달러가 함께 들어 있었다.
김씨의 시의 퇴거명령으로 이전해야 하는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는 물댄동산의 앞날에 서광을 비추었다.
자신을 드러내길 꺼려한 김씨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이라며 “작은 보탬이 불우한 한인들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딸이 교회를 나가지 않으려 해 낙심하다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반성하게 됐다고 했다. 가족만을 위해 애쓰는 모습에 실망한 하느님이 벌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 남편 생일에 맞춰 후원금을 전달한 것.
물댄동산 이외에도 한인 비영리단체 3곳에 후원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김씨는 “남편은 출장 갈 때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싸구려 호텔에 묵는다며 “큰 돈을 벌지 않더라도 조금씩 나누는 마음이 모인다면 분명히 살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30년 전에 미국에 이민 온 김씨는 한국에서 약사였던 엘리트 출신. 직업이 적성에 맞지 않아 무작정 이민 온 그는 안 해 본 일이 없을 만큼 고생했다.
김씨의 정성에 감복한 이 대표는 “대표를 맡은 뒤 이사를 4번 할 때마다 이 곳의 장애인들에게 미안했다”며 “보금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하느님이 이제야 들어주신 것 같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물댄동산의 고민은 계속된다. 매달 독지가들로부터 5,000∼6,000달러의 후원금을 받지만 이 돈으로는 장애인들을 위한 최소한의 경비밖에 되지 않는다.
공간 마련도 쉽지가 않다. 조셉 최 홍보부장은 “면적이 최소 3,500스퀘어피트는 돼야 장애인들에게 교육기회를 줄 수 있다”며 “이 정도 공간을 마련하려면 80만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체계적인 장애인 지원 네트웍의 부재도 정부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렵게 컴퓨터 교육을 받은 장애인들이 교육을 마치고 나면 취업할 곳이 없다”며 “장애인이 취직하기도 힘들지만 설사 취직해도 일반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쁜 처우와 임금을 받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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