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넘치는 게스트 섭외는 오락프로그램의 흥행을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앙드레 김도 섭외 1순위급이다.
앙드레 김은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자신만의 뚜렷한 특징을 지니고 있어 오락프로그램의 제작진으로부터 자주 출연 섭외를 받곤 한다.
몇 해 전 인기리에 방송됐던 토크쇼 SBS ‘남희석의 색다른 밤’이 첫 방영을 앞두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이 프로그램의 대본을 맡고 있던 한 작가는 앙드레 김이 ‘남희석의 색다른 밤’의 첫 방송에 얼굴을 비칠 경우 시청률 상승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 과감하게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과거 앙드레 김과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었던 이 작가는 앙드레 김에게 자신 있게 자신을 소개했고 이에 앙드레 김은 “네, 알아요! 알아요!”라고 호의적으로 대답했다.
그러자 이 작가는 본격적으로 출연 섭외에 돌입했고 앙드레 김은 특유의 말투로 “엄, 그러면, 일단 내용을 보내 주세요∼. 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용기를 얻은 제작진은 앙드레 김 앞으로 “저희는 ‘남희석의 색다른 밤’ 팀인데 선생님과 우리 프로그램의 오프닝 인터뷰를 하려 합니다. 단 입술만 따겠습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공문을 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앙드레 김의 비서로부터 거절 의사가 담긴 전화 한 통이 그 작가에게 걸려왔다. 이에 당황한 작가는 다시 앙드레 김에게 전화를 걸어 출연 거절 이유를 구체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앙드레 김은 “엄, 저 남희석씨 아주 좋아하고 ‘색다른 밤’ 매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이라며 뚜렷한 이유를 대지 않은 채 재차 출연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끈질기기로 소문이 자자했던 이 작가도 쉽게 굴복할 리 만무했다. 다시 한 번 앙드레 김에게 “선생님, 그래도 한 번 해주시면 안돼요?”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앙드레 김은 “000작가! 저질이에요∼!”라는 말만 남긴 채 전화를 끊어 버렸다.
이후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앙드레 김은 ‘입술만 딴다’는 제작진의 제안에 응하는 것이 그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출연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작가 최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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