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네들이 공화당 소속이길 바랄뿐이오.”
1981년 제40대 미 대통령으로 취임한 로널드 레이건(공화)이 취임한 지 3개월만에 힝클리가 쏜 총탄을 맞고 수술대에 올라 담당 의사들에게 한 농담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수술이 끝난 뒤 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여보, (총탄을) 피하지 못해서 미안해”라고 말했다. 자신의 생명이 오고가는 상황속에서도 레이건 대통령은 리더의 차분함과 이성을 잃지 않고 그의 특유의 유머로 주위 사람들은 물론, 모든 미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화배우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한 레이건은 카리스마가 넘치는 웅변과 옆집 할아버지와도 같은 편안한 인상으로 미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으로 남아 있다.
비록 소련이라는 단어 전에 ‘구’자를 붙힌 장본이기도 하지만 그도 사람인지 이제는 치매라는 병명으로 모습을 감추고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미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은 끊이지 않는다.
워싱턴의 국제공항이 그의 이름을 지니고 있는가 하면 그의 이름을 딴 도서관도 있다. 조지 파타키 뉴욕주지사는 지난 2월6일을 ‘로널드 레이건 데이’로 선포하기도 했다.
미 국민들은 그 어떤 나라보다 대통령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워싱턴에서부터 링컨에 이르기까지, 케네디에서부터 레이건에 이르기까지 ‘지도자’에 대한 미 국민들의 존경심은 여론이나 언론, 그리고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모든 기념물을 통해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왜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존경은커녕 범죄자보다 더 파렴치한 수준까지 떨어졌을까?
지금까지 16명의 ‘지도자’가 있었지만 오늘날 대다수의 국민들로부터 ‘훌륭했던 지도자’로 평가받는 대통령은 단 한 사람도 없는 것 같다.
세계에서 통신산업이 가장 발달했다고 자부하는 나라의 전직 대통령이 닭발 오리발 다 내밀고 아들에게 30만원짜리 차를 태우고 법원에 출두시키는 행태도 문제가 있지만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동사무소 소장 보다 더 가볍게 보는 한국 국민들도 자성할 부분은 있다.
지도자의 말 한마디...때로는 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엄청난 존경심을 불러일으켜줄 수도 있고 때로는 피하기 힘든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으며 때로는 온 국민들 하나로 묶어주기도 한다. ‘나라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기 전에 내가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달라’고 케네디는 말하지 않았던가!
대통령...아무나 하는 직책도 아니지만 가볍게 평가할 직책은 더욱 아니다.
정지원(취재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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