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마일리지 기부행사’로 고국 방문길
어려운 생활 형편 때문에 고국의 그리운 가족들과 만나지도 못한 채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객들이 기증한 ‘마일리지’로 한 항공사가 제공한 항공권을 이용해 고국 방문길에 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이 회사홈페이지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 고국 방문을 위한 ‘사랑의 마일리지 기부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달 8일부터. 항공사측은 당초 1개월 동안 기부행사를 진행해 모두 120만 마일의 마일리지를 모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고객들의 참여가 쇄도, 불과 사흘만에 고객 1,200여명으로부터 1인당 1,000마일씩 120만 마일이 모였고, 항공사측도 30만 마일을 기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50만 마일을 항공권으로 바꿔 안산 외국인노동자센터가 추천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선사했다.
외국인노동자센터측은 형편이 어려워 출국비용을 마련하지 못한 불법체류자, 현지 가족이 병을 앓는 등 사정이 딱한 외국인 노동자를 우선 지급 대상으로 선발했다.
동남아시아 지역 취항지 왕복시 공제되는 마일리지는 1인당 4만5,000 마일. 150만 마일을 사용하면 33명이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를 왕복할 수 있지만 일부가 편도 티켓을 원해 모두 40명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인도네시아인 5명과 우즈베키스탄인 2명은 27일 귀국길에 올랐고, 스리랑카 태국 방글라데시 중국 베트남 카자흐스탄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도 조만간 고국 방문길에 오를 예정이다.
이날 ‘사랑의 티켓’을 들고 고국행 항공기에 몸을 실은 인도네시아인 우지 헤르마완(33)씨는 “노모와 아내, 한 살 배기 아들이 자카르타에 살고 있는데 최근 아내가 아파 병원에 입원 중”이라며 “체류기간도 만료돼 고국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티켓을 선사 받아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3개월째 기거해오다 이날 자카르타로 출발한 이완 헤르디 수잔토(30)씨도 “식당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아내를 두고 가서 미안하지만 할머니와 어머니를 뵐 생각을 하니 너무 기쁘다”고 즐거워 했다.
아시아나항공측은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올 연말게 마일리지 기부 행사를 한 차례 더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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