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지들에 의붓딸 탄로 우려 범행

지난 해 10월 경기 평택에서 실종된 초등학생 장모(8)양은 의붓딸이라는 사실이 친지들에게 알려질 것을 두려워한 계부에 의해 살해돼 암매장된 것으로 밝혀졌다.
평택경찰서는 2일 의붓딸을 야산으로 데려가 입을 막아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박모(32ㆍ화물차 운전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해 10월 25일 오후 2시40분께 평택시 안중읍 자신의 집에서 장양에게 과자를 사먹으라며 1,000원을 준 뒤 밖으로 나가는 장양을 따라가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집에서 40여㎞ 떨어진 충남 당진군 합덕읍 성동리 야산으로 데려갔다. 박씨는 이어 성동산공원에서 손으로 입을 막아 질식시켜 살해한 뒤 시신을 산책로에서 20여ｍ 떨어진 경사지에 파묻은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2002년 5월 아내(32)가 딸 가진 이혼녀라는 사실을 숨긴 채 결혼한 뒤 아내가 전 남편에게서 낳은 장양을 주민등록상 조카로 올려 함께 살아왔으나 최근 가족 친지들에게 이 사실이 탄로날 것이 두려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실종 장양 사체 발굴 작업 2일 오후 충남 당진군 합덕면 성동리 인근에서 의붓아버지에게 살해된 뒤 유기된 경기도 평택 장모(8)양의 사체가 경찰에 의해 발굴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박씨는 장양을 납치한 후 안중읍에서 동서(30)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예산(고향)으로 가고 있다고 알리고, 범행후 고향집에 들러 추수를 도와주고 친구집에서 하룻밤을 자며 알리바이를 조작하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장양의 시신은 이날 정오께 충남 당진군 합덕읍 성동리에서 500여㎙ 떨어진 성동산 체육공원에서 발견됐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