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판 ‘인간시장’이 대선불법자금 등 난무하는 부조리에 염증을 느끼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속 시원하게 해줄까?
SBS 월화드라마 ‘2004 인간시장’(극본 장영철, 연출 홍성창.손정현)이 이 같은 기대를 안고 8일 첫 방송된다.
같은 시간대 방영하는 MBC ‘대장금’에서 장금이 권모술수에 능한 악인들의 음모를 지혜롭고, 그리고 용감하게 이겨냈다면 ‘2004 인간시장’에서 장총찬은 몸으로, 그리고 만용에 가까운 용기로 악인들과 맞선다.
사채를 갚지 못하는 사람을 강제로 끌고가 ‘돈 되는’ 장기를 빼내가는 비정한 사채업자, 연예인으로 만들어주겠다며 순진한 어린 소녀들을 꾀어 돈을 뜯어내는 연예인 매니저 사칭 사기꾼, 유사 종교, 아동학대, 원조교제 등이 장총찬이 맞설 사회 불의. 이 불의의 끝에는 검은 돈을 모은 재벌과 그의 뒤를 돌봐주는 정치인의 추악한 거래가 있다.
연출을 맡은 홍성창 PD는 여러 소재들은 마지막 부분에 다룰 정치비자금에 연결돼 있다면서 굿모닝시티 분양대금 횡령과 정치권 비자금 제공을 모델로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의 외압은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 장총찬 역의 김상경도 ‘다시 안 그럴 줄 알았는데 금뱃지 달고 시궁창에 있으니까 똑같아지는구만’이라는 대사가 가장 맘에 들었다면서 불의의 정치인을 겨냥한 분노의 연기를 준비중이다.
다만 과거 박상원 주연의 ‘인간시장’에 안방 시청자들이 익숙해져 있는 터라 제작진은 장총찬이 부조리와 불의에 맞서 싸우는 모습에 멜로를 좀더 많이 가미하는 선택을 했다.
김상경(장총찬)-박지윤(오다혜)-김상중(유기하)-김소연(홍시연) 등 네 사람이 그릴 사각 멜로가 드라마에 맛깔스런 양념 역할을 해줄 것으로 제작진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2004 인간시장’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성취해 시청자들의 인기를 받을 지를 떠나서 장총찬이 부딪히는 불의를 보게 될 시청자들은 우리 주변의 현실을 한번쯤은 생각해볼 것이라는 예상은 이 드라마가 기획만으로도 반은 성공한 셈 아닐까 하는 성급한 찬사를 준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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