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이창래씨 시애틀 북 리딩에 2백명 몰려
세번째 장편‘얼로프트’소개
타운홀‘작가와의 만남’성황
40대 작가로 미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인 2세 이창래씨의 세 번째 장편소설‘얼로프트(aloft)’가 처음 두 소설과는 달리 평범한 60대 백인 남성의 내면세계를 다뤄 그의 작품세계 변화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의 첫 작품‘원어민(Native Speaker)’은 아웃사이더로서의 이민자의 갈등을 그렸고, 두 번째 작품인‘어 제스처 라이프(A Gesture Life)’는 일제시대 한국 위안부에 대한 얘기를 엮었다.
그러나 이번‘얼로프트’는 한국인 부인과 사별한 전형적인 백인 중산층 남성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미국 남성들의 정신세계를 그렸다.
세 번째 작품 홍보차 시애틀 중앙도서관과 엘리엇베이 서점 후원으로 15일 저녁 시애틀 다운타운 타운홀에서‘작가와의 만남’시간을 가진 이씨는 “소수계 작가들은 자신의 민족적 배경에 대해 써야 한다는 중압감을 받는데 반해 나는 모든 사람들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들에 대해 쓰고 싶은 욕망에서 글을 쓴다”며 자신의 작품세계에는 테두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북리딩에는 이씨의 유명세에 걸맞게 200여명이나 몰려나와 그의 작품세계 변화 이유와 글쓰는 과정, 60대 남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이유, 왜 그의 작품 속엔 현존하지 않고 세상을 뜬 여성들만 나오는지 등 1시간반동안 진지한 대화가 이어졌다.
이씨는 이 작품은 주인공 제리 배틀이 탄 비행기만 공중에 떠 있는 것이 아니고 제리 또한 공중에 떠있음을 강조한 것이며 60대 남성은 노년이 아닌‘두번째 중년’으로 주변과 인간관계를 갖고 세대와 세대간을 이어줘야 할 책임감이 있음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탈리안계 백인 남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며 장인이 이탈리안이라 그로부터 이야기를 끌어냈지만 그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자들은‘얼로프트’뿐 아니라 두 번째‘제스처 라이프’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했다. 이씨는 한국까지 가서 위안부들을 직접 만나보고 도서관서 종군위안부 자료를 수집하는 등 많은 시간을 할애했으나 한국과 일본인들은 한 세기가 지난 종군 위안부 스토리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이 거의 완료될 때까지 제목은 염두에 두지 않고 써나간다는 이씨는 대학 강단에선 작품의 스토리보다 언어 표현에 더 중점을 두며 좋은 작품을 많이 읽도록 권유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씨는‘헤밍웨이/펜 어워드’문학상 수상자로 미국 내서 가장 유명한 한인 2세 소설가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에선 단순히‘미국내 한인 작가’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시애틀 거주 한국작품 번역가 브루스 풀턴씨는 이씨의 작품이 한국에서 졸속 번역돼 원작과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는 시애틀 시의원에 출마했던 콜린 민씨 부부와 케이티 홍 시애틀 주택국장 부부 등 한인들도 10여명 참석했다.
홍씨는 “민족적 배경을 넘나드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꾸밈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작가는 처음 만난다”고 평했으며 민씨도 한인 2세가 이런 재능을 가진 데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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