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때문에 사고치는 학생이 얼마나 많은데
수백만 농구팬들이 매년 고대해 마지 않는 NCAA 대학 농구 토너먼트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은 알콜업계 역시 해마다 고대해마지 않는다. 채 음주허용 연령도 안된 우수 선수까지 앞장 세운 맥주광고를 전국 TV에 대대적으로 낼 기회이기 때문이다. 대학 농구 중계 방송에 맥주 광고는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술이 대학생들에게 일으키는 위험에 대한 증거가 자꾸 많아지는데도 불구하고 대학들은 알콜업계가 제공하는 돈을 버젓이 받는 일은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학내 범죄및 건강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때로 목숨까지 앗아가는 사건들이 알콜로 인한 것들이 많이 때문이다.
이에 워싱턴에 본부를 둔 공공이익과학센터가 전국의 1200개 대학들에 스포츠 행사중 알콜 관련 TV 광고를 없애겠다고 서약하는 선언문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서약은 지역 게임부터 NCAA 농구 토나먼트나 풋볼의 전국 규모 보울 같은 챔피언십 경기까지 대학 스포츠 전체에 해당한다. 3월 9일 현재 이 ‘스포츠 TV에서 알콜 추방하기 캠페인’에는 105개 학교가 호응, 그중에는 오하이오 스테이트 유니버시티, 노스웨스턴 유니버시티, 유니버시티 오브 미네소타등 빅 10 컨퍼런스 학교도 3개교나 들어 있다.
맥주업계는 자기들이 내는 광고는 미성년 음주자를 겨낭한 것이 아니라며 광고가 대학생들에게 음주를 장려한다는 증거도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 농구 관객의 87%는 21세 이상이며 현재 대학 학부생의 57%가 21세가 넘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업계는 2002년에 대학 스포츠 프로그램 광고비로, 연간 전체 광고비 지출의 10%에 해당하는 5800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의 스포츠 행사중 알콜 관련 TV 광고는 939건으로, 가장 많이 방송된 것이 NCAA 토나먼트였다. 수퍼보울과 월드시리즈, 칼리지 보울 게임및 NFL 먼데이 나잇 풋볼 중계 도중 방송된 알콜 관련 광고를 모두 합한 925건보다 더 많았다. 또 알콜업계가 2002년에 NCAA 게임과 풋볼 보울 게임에 쏟아부은 광고비는 3300만달러로, 같은 해에 전체 대학 스포츠행사 TV 광고비로 쓴 돈의 57%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맥주업계가 제공하는 현금을 앞장서서 환영할 정도로 예산부족에 시달리는 대학들이 상당히 많은 것이 문제. 미주리대학의 부감독인 마리오 모시아는 앤호이저 부시는 우리 학교의 제일가는 현찰 후견기업이라며 실제 살림을 꾸려가야 하는 입장에서 이 회사와의 제휴를 떳떳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맥주 광고 퇴출 캠페인에 서명한 학교들의 견해는 다르다. 디트로이트의 웨인스테이트대학 롭 푸르니에 감독은 지난 몇년동안 연사들을 초청해서 우리 학교 선수들에게 알콜 남용에 대해 이야기하게 했는데 맥주 업계에서 주는 돈을 받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한다. 스포츠계의 전설적 거목인 은퇴 대학농구 코치 딘 스미스는 대학 총장들이 용기를 내서 앞으로 나서야 한다. 술은 대학 스포츠에서 삼가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학들은 지역 수준에서는 알콜 광고에 대한 입장을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적으로 중계되는 경기에서 맥주 광고를 받는 것을 거부하던 학교도 알콜 광고를 허락하는 컨퍼런스나 토나먼트에 뛸 때는 선택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5년전, 듀크대 3학년이던 아들이 폭음으로 숨진 후 펜실베니아주에서 ‘캠퍼스 안전’ 이라는 그룹의 프로그램 디렉터로 일하는 케서린 배스는 대학은 맥주와 관련된 돈은 절대 받아서 안된다. 알콜때문에 캠퍼스에서 일어나는 혼란과 피해를 고려할때 그런 돈은 받을 가치가 없다고 단언한다. 전국적으로 해마다 알콜 관련 사고로 사망하는 대학생은 1400여명, 부상자는 50만명에 달한다. 또 술을 마신 동급생으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학생도 60만명을 헤아리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