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지 상대 소송제기 결정이 화근
이회장 퇴장후 참석자들 기금잔액 동결키로
총회앞서 장학금·불우이웃 돕기 성금전달
OC 한인회(회장 이양구)는 23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든비치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낭패를 맛보았다. 돛을 내리기 약 1주일을 앞두고 쓴맛을 보게 된 것은 사실 예정된 수순이었다.
한인회가 명예훼손을 이유로 OC에서 발행되고 있는 주간지 ‘타운뉴스’(사장 박영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한 것이 발단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남아 있는 한인회 운영 기금의 일부를 ‘타운뉴스’ 소송비용으로 사용키로 한 것이 화근이다. 모임에는 안영대 차기 한인회장 당선자 후원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 모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감지케 했다. 사회를 맡은 이 회장이 총회 시작을 알렸고 감사 및 업무보고까지는 무사히 진행됐다.
문제는 재무보고 순서에서 터졌다. 첫 번째로 발언권을 얻은 타운뉴스의 박영규씨는 “이 회장이 사비로 타운뉴스를 상대로 한 소송비용을 대는 것은 얼마든지 받아들이겠다”며 “이를 한인회 운영비용으로 충당하는 것은 공금 남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참석자들은 한인회가 다른 한인단체에 협조한 기부금(총 1만591달러29센트) 내역을 상세히 밝혀라, 2차 연도 4·4분기(1∼3월)에 광고비 지출(3,550달러)이 급증한 이유를 대라, 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물고 늘어졌다. 발언권을 얻으려는 참석자들의 손은 계속 올라갔고 모임은 순식간에 한인회 성토 대회장으로 변모했다. 이 회장은 이같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며 정회를 선언하고 총회장을 떠났다.
이 회장과 함께 측근들은 사라졌으나 100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은 자리를 지켰다. 이름하여 총회 수습대책회의가 속개됐다. 회의의 결론은 한인회의 재무보고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
중단된 재무보고를 위해 전직 한인회장 및 이사장들의 모임인 한우회가 선정한 공인회계사등 3명이 한인회 수입과 지출 내역을 재감사하고, 17대 한인회 2차 연도 결산 잔액(1만8,060달러64센트)의 사용을 동결하기로 결정됐다.
총회에 앞서 한인회는 17명의 한인 꿈나무들에게 총 1만달러의 장학금을 지불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6명의 한인들에게 총 3,000달러의 불우이웃 돕기 3차분 성금을 전달했으나 감정이 섞인 맞대응의 결과로 총회를 제대로 마치지 못함으로써 빛이 바랬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모임에 참석한 언니를 따라 온 김모양(11학년)은 “참석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개진하는 것을 보니 한인사회가 매우 민주적인 것 같다”며 “하지만 사람들이 한인회를 매우 미워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한인회는 ‘타운뉴스’의 한 칼럼에서 나온 ‘깔끔한 선거관리를 통해 차기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한인회의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선관위 구성을 차일피일 미뤘다’는 문구 등을 꼬투리 잡아 명예훼손 혐의로 ‘타운뉴스’를 제소키로 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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