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먼저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내민 손을 덥석 잡아야 할 한인사회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서문화센터와 오글소로프대, 케네소우 주립대, 아틀란타 예술대가 공동으로 손잡고 기획한 ‘한국축제(Celebration of Korea)’가 21일 오글소로프 대학 예술박물관의 한국 고대유물전 ‘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시작으로 계속되고 있다. 이 행사는 한국문화를 미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알린다는 의미에 더해 미국 학계와 예술계가 손잡고 최초로 한국을 주제로 축제를 기
획했다는 점에서도 뜻깊은 행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무대공연과 심포지움이 집중적으로 진행된 25일부터 나흘동안 다운타운내 우드러프 아트센터를 방문한 한인은 손에 꼽을 정도. 홍보부족인 셈이라 해도 민망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한인들의 저조한 참여가 안타깝다는 한미교육재단의 허준 이사장은 이런 기회에 한인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또 다시 다음 기회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학계에서 준비한 행사니 만큼 관객 호응도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만 계속적인 지원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불교와 문화예술 등을 강연했던 미국 학자들의 친한 성향을 이해하고 그들의 네트워크를 한인사회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미국인들과 교류의 폭을 넓혀 한
국관련 행사들을 자주 마련하는 것이 중국과 일본 문화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우리 전통 문화를 차별화하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정치 분야의 지한 인사들과 친분을 쌓는 것 만큼이나 문화인사들과의 교류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학술 행사에 참가했던 미국인들은 대부분 한국 거주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로 이들 중 일부는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할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미국 각지에 흩어진 한국학 관련 학자들을 불러모은 아틀란타 예술 대학의 해리엇 그리섬 박사 역시 한국문화에 매료돼 이번 행사를 추진한 케이스. 그녀는 다른 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싶어 행사를 기획했다며 다음 한국축제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벌써부터 흥분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우드러프 아트센터의 데이비드 마뉴엘 감독은 한인사회와 연계된 문화사업을 해보고 싶다며 구체적으로 의견교환을 타진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가진 한국에 대한 애정만으로는 넘어야 할 벽이 아직 높아 보인다. 같은 기간 에모리 음대 아시아민속음악과 통순리 교수가 한국 판소리 무대를 마련하고도 한인사회에 홍보할 방법이 없어 애를 태웠던 것처럼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접근루트가 전무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행사에 참관했던 노스캐롤라이나 경영대의 니콜 크리스틴 교수는 문화사업에 한인 2세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이달 23일 에모리대 한인학생회가 준비하고 있는 ‘한국 문화의 밤Korea Culture Night)’ 행사처럼 2세들이 준비하는 한국 관련 행사는 미국인들에 거부감을 덜 주는 친숙한 방식으로 언어소통이 원활한 이들이야말로 양국 가교 역할의 최적임자 라는 설명이었다.
<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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