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스테이트 풀러튼‘한국문화 개론 수강생’타운방문
한인등 37명 수강
“지금까지 우리는 외모만 한국 사람이었지 역사도 제대로 모르는 빈 껍데기에 불과했습니다. ‘한국문화 개론’ 수업을 들으면서 우리 역사의 구체적인 모습을 알게 됐습니다. 동시에 자신 있게 다른 나라 친구들과 우리 역사에 대해 말하고 의견을 들을 수 있게 됐어요.”
23일 수업 과정의 하나로 ‘아시아 문화 체험을 위한 GG 한인타운 방문 행사’를 가진 칼스테이트 풀러튼 대학 한인 2세 학생들은 ‘한국문화 개론’을 수강하면서 변화된 자신들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 과목을 맡고 있는 고미경(44) 교수는 “한국 역사와 문화를 알고 싶어하는 한인 2세 학생들은 많았지만 이들을 위한 배움의 장이 없어 안타까웠다”며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를 알게 된 학생들이 예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한국과 미국내 한인 사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 흐뭇하다”고 밝혔다.
‘한국문화 개론’은 한인 2세 학생들에게 한인 이민 역사와 문화를 알리려는 취지로 지난 1998년 처음 개설됐다. 당시 한인 학생들은 늘어나는 반면 한국 사회와 관련된 과목이 없어 고민하던 고 교수는 과목 개설의 필요성을 학교측에 설명했고 학교측은 과목 개설 요청을 받아들였다. 주로 한인 이민역사와 현재 한인사회가 안고 있는 당면과제와 해결책 등이 다뤄지고 있는 이 수업에 이번 학기에 37명의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이윤경(24·그래픽 디자인 3년)씨는 “한국에서는 당사자의 시각에서 본 우리 역사를 배웠지만 여기에서는 3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객관적인 우리 역사를 배울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내가 간과해 왔던, 그리고 몰랐던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어릴 때 미국으로 입양돼온 마이클 코비(21·언론홍보 3년)씨는 “이 수업을 듣기 전까지는 한인 친구도 없었고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해 백지 상태였다”며 “이 수업을 통해 한국에 대해 많이 알게 됐고 특히 정신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너무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권도진(20·그래픽 디자인 3년)씨도 “요즘은 한국의 정치 상황, 사회적 이슈 등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수업을 들으면서 부모 세대들과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됐다고 한다. 김선경(20·영어교육 2년)씨는 “부모 세대와 2세들은 다른 문화와 환경 속에서 자라 마치 다른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는 착각이 들 때가 많다”며 “대화를 통한 세대간의 벽을 허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들은 한인이 되기를 거부하게 되고 결국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은 영원히 소멸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민 1세들의 자기 중심적인 생활 방식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앤드류 정(27·TV영화 3년)씨는 “부모 세대들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노력할 뿐이지 한인 사회 전체를 위한 자원봉사나 기부 등과 같은 참여의식이 너무 없다”며 “그런 부모들을 보고 우리 2세들이 뭘 배우겠냐”며 말했다. 그는 “한인 사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뭉치고 서로를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지금의 1세들의 모습은 너무 실망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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