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 장관급회담 시작
정부, 장성급 군사회담 조속 개최 촉구
4일 북한 평양의 순안공항에 적십자 구호품을 싣고 온 대한항공 화물기와 제 14차 남북장관급 회담 대표단이 타고 온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가 함께 기착해 있다. /평양=원유헌 기자
제14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4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시작돼 3박4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용천역 폭발참사를 계기로 남북협력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열리는 회담이어서인지 북측도 첫 만남부터 남측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해 회담전망을 밝게 했다.
정세현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한 남측 대표단은 이날 낮 아시아나항공 전세기편으로 평양에 도착, 권호웅 북측 대표단장을 만나 용천사고 피해자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에 권 단장은 아낌없는 지원을 고맙게 생각한다며 위에서 피해를 입으면 아래가 돕고, 아래에서 피해를 입으면 위가 돕는 상부상조가 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이라고 화답했다.
정부는 이런 분위기를 바탕으로 이번 회담에서 활발해진 경제, 사회, 문화교류협력에 걸맞게 군사분야에서도 남북협력관계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비록 4ㆍ15총선 이후 형성된 정치권 전반의 대북 유화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대북 퍼주기 논란’이 재발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 화해분위기는 우발적 무력충돌이나 또 다른 핵 파문이 있으면 깨지기 십상이기 때문에 이를 근본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군사적 긴장완화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13차회담에서 합의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의 조속한 개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측의 실질적인 노력 등을 집중 촉구할 방침이다.
회담 직전 ‘새로운 실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로 대표단장을 교체한 북측은 ▲차관형식의 식량지원 ▲남북경협에 대한 남측 정부의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대표는 출발 직전 협상은 상대가 있는 만큼 상대의 계략을 보고 내 계략을 세우는 게 상식이라며 대북지원방침은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라고 말해 식량지원문제와 장성급회담 조기개최 연계가능성을 내비쳤다.
정부는 또 이번 기회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 이후 예상되는 개혁개방정책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 군부가 용천 참사 구호물자 육로수송을 허용하는 등 과거 경직된 태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 점도 회담 성과에 대한 정부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평양=공동취재단ㆍ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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