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 등 대외여건 급속악화로 우려 고조
두바이유 34弗돌파… 국제금리도 불안
소매업14개월째 감소 내수부진 극심
유가폭등과 중국쇼크, 국제금리상승 등 대외경제여건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겨우 회복 가능성을 찾았던 국내경기가 다시 침체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고유가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한국경제는 심각한 ‘더블 딥’(Double-dipㆍ이중침체)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7일 한국은행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텍사스중질유(WTI)가 배럴당 40달러에 바짝 근접한데 이어 국내수입의 대부분인 두바이유도 14년만에 34달러를 돌파했다. 두바이유는 현지에서 배럴당 34.53달러에 거래됐으며, 이는 정부가 금년도 경제운용계획에서 상정한 평균유가보다 최고 10달러나 높은 수준이다.
유가상승에 따른 인플레 압력이 확산되면서 금리인상 분위기도 짙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본격적인 금리인상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영국은행이 6일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중국도 과열억제를 위해 금리인상을 검토중이다.
고유가·고금리의 대외환경이 구축될 경우 극심한 내수부진에 빠져 있는 한국경제는 치명적 타격이 예상된다. 이날 통계청이 내놓은 ‘3월 서비스업 동향’에 따르면 대표적 내수업종인 소매업은 전년 동월대비 4.8% 감소, 14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으며, 음식 숙박 부동산임대 등 상당수 업종의 매출이 뒷걸음질쳤다.
유가폭등으로 생산이 위축되고 국내 물가의 가파른 오름세가 계속된다면,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더 떨어지고 내수기반은 더 와해될 수 밖에 없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吳文碩) 경제연구센터장은 “WTI 유가가 35달러를 계속 넘는다면 경제전망을 하향조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안정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오일쇼크와 금리인상 우려속에 미국 증시가 요동치면서 국내 증권·외환시장의 등락도 커지고 있다. 유가불안으로 세계경제의 회복기조가 흔들리고, 중국의 과열억제정책이 속도를 낼 경우 경기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수출 역시 현저한 둔화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삼성경제연구소 장재철 수석연구원은 “고유가 상황이 길어진다면 하반기 경기회복은 기대할 수 없으며 ‘더블 딥’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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