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2일 아시안 아메리칸 국제 영화제를 통해
LA 4.29 폭동 이후의 모습을 담은 김대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젖은 모래알’(Wet Sand)이 아시안 아메리칸 국제 영화제를 통해 7월22일 뉴욕에서는 처음으로 상영된다.
’젖은 모래알’은 백인경찰들이 흑인 운전자를 무차별 폭행한 ‘로드니 킹’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4.29 폭동을 생생하게 담은 김 감독의 다큐멘터리 작품 ‘사이구’(4.29)의 속편.
김대실씨는 일제 시대 한국 정신대 여성들의 문제를 다룬 ‘침묵의 소리’와 사할린 동포 할아버지들의 삶을 담은 ‘잊혀진 사람들’ 등 사회 고발성 다큐영화를 감독한 인물.
93년 PBS 공영방송을 통해 방영된 사이구에 인터뷰한 사람들의 현재의 모습과 폭동 이후 사회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 영화에는 폭동으로 아들을 잃은 이정희씨와 가게가 불 타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날아간 한영순씨 등 한인 피해자들 뿐 아니라 흑인, 히스패닉, 백인 등 모두 50 여명을 인터뷰했다.
김 감독은 폭동의 한 가운데 있던 LA 한인사회를 돌아보면 비싼 외제차와 화려한 상가 건물 등 폭동의 흔적을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잘 사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 도움이 절실한 폭동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며 어려운 피해자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없고 잘된 사람들의 목소리만 들리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한인들이 4.29 폭동이 남긴 교훈을 거울삼아 나 혼자 잘 사는데만 급급하지 말고 인종차별, 교육, 빈부 격차 등 주변 문제에 좀더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좀더 결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며 제작 동기를 설명했다.또한 ‘젖은 모래알’이 다인종이 모여 사는 뉴욕에서 인종 및 빈부 문제에 대한 사회 관심을 모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한편 젖은 모래알은 당초 4.29 폭동 10주년에 맞춰 2002년 완성될 예정이었으나 김 감독의 집에 화재가 발생, 일부 자료가 불에 타버린 바람에 1년 뒤인 2003년에 빛을 볼 수 있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국제 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고 LA와 뉴헤이븐에서 시사회를 가진 뒤 올해 아시안 시네비전과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공동주최하는 아시안 아메리칸 국제 영화제(7월16~24일)에 초대돼 7월22일 오후6시 맨하탄 이매진 아시안 극장에서 올해 처음으로 뉴욕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영화 상영 후에는 뉴욕한국문화원에서 리셉션이 마련된다.
<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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