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기대’ 관망늘어… 한인 부동산업계 매매 50% 감소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하는 30대 여성 정모씨는 최근 2주새 한인타운과 글렌데일 주택 매물을 연이어 두 개나 받았다. 그러나 매물을 확보했다는 기쁨도 잠시, 정씨는 하루빨리 팔아달라는 셀러의 독촉을 들을 때마다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적당한 바이어가 없어서이다.
매물은 없고 바이어가 넘쳐나 매물만 들어오면 웃돈을 받고 팔았던 것이 불과 한 두 달 전인데 이제는 반대로 매물은 쏟아져 나오는데 정작 바이어가 드문 상황이 시작되고 있다.
가격이 오를대로 오른 상태에서 부동산 금리가 상승하자 홈오너들 사이에‘팔자’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매물은 쏟아져 나오지만 바이어들이 앞으로 가격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부동산 업계는 최근 한 달 간 한인 관련 부동산 매매가 50%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팔자는 군중심리가 퍼지면서 영원할 것 같았던 셀러마켓이 순식간에 바이어 마켓으로 돌변하고 있다”며 “바이어들이 ‘더 좀 지켜보자’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티부동산의 수잔 황 대표는 “최근 두달간 남가주 매물이 두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미 지난 봄부터 팔자에 나섰던 미국인과 달리 한인들은 최근 한달사이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매매는 극히 부진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융자와 에스크로 등 관련 업계도 영향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키웨이 파이낸스 제이 명 대표는 “부동산 매매가 70%까지 감소했다가 최근 2주간 소폭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지난 5,6년간의 활황세에서 벗어나 재조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셀러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3년전 구입한 어바인 주택을 팔려고 부동산회사를 방문한 김모씨는 “에이전트가 두 달 전만해도 100개도 안되던 이지역 매물이 현재는 800개가 넘기 때문에 더 늦기전에 팔라고 독촉하지만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강한 바이어 마켓 상황에서 많은 셀러들이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마켓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어들도 현재의 주택시장은 가격 상승률이 둔화된 것에 불과하며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같은 가격 폭락이 있을 가능성은 적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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