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리웃 ‘야마시로’의 헤드 셰프로 파격 영입된 29세의 한인청년 제이슨 박씨. <서준영 기자>
“전쟁터 같은 주방선 내가 사령관”
스물 아홉 살의 2세 한인청년이 LA의 명물로 꼽히는 할리웃 ‘야마시로’에 헤드 셰프로 발탁돼 화제다.
텃세 심하기로 유명한 주류 요식업계에 한인 파워를 각인한 주인공은 선셋가의 유명 레스토랑 ‘발보아’ 셰프 출신의 제이슨 박씨. 지난 8일부터 재료 구입에서 음식의 완성까지 주방 전체를 총괄, 30여명의 직원을 지휘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나이도 나이지만 99년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 요리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현장경력이 불과 5년 남짓인 박씨를 야마시로가 파격 영입한 이유는 그의 창조성과 다문화적 입맛이 이 업소의 변화 요구와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
야마시로의 마케팅 담당 로버트 스모어는 “우리 식당의 컨셉은 전통 일식이 아니라 캘리포니아와 아시안을 혼합한 캘아시안(Cal-Asian)”이라며 “제이슨은 이 맛을 가장 잘 표출해낼 만한 실력과 지식, 그리고 탄탄한 경험을 겸비했다”고 밝혔다.
마리나 델레이에서 스테이크 하우스를 운영한 부친의 영향으로 고교 때부터 접시 닦기, 캐시 레지스터 등을 익힌 그는 요리학교 졸업 후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4스타급 부틱 호텔 ‘캠튼 팔레스’에서 ‘전쟁터 같은’ 주방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배웠다.
2001년엔 선셋가의 모던 아메리칸 레스토랑 발보아에 취직했고, 4개월만에 보조 셰프로, 또 1년 반만에 셰프로 고속 승진하면서 주방운영에 대한 실무경험을 탄탄히 쌓았다. 발보아는 고급 일식당 ‘스시 로쿠’ ‘카타나’와 주인이 같은 자매 레스토랑.
그가 소개하는 비법이란 “가장 신선한 제철 재료를 가지고 놀면서(play) 기존에 없던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것”이다. 가령 전통한식인 꼬리찜을 으깬 감자와 호두, 피스타치오 등으로 살짝 응용(twist)하는 식이다.
LA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 음식을 먹으며 자랐고 유럽 및 미국 레서피를 학교에서 배운 그로선 다문화(multi-culture) 배경이 자산이 된 셈인데, 정작 박씨는 ‘잘 풀린’ 이유를 “타이밍이 완벽했고 엄격한 셰프 등 좋은 사람들을 만난 덕분”으로 돌린다.
연봉 6만∼7만 달러로 LA지역 평균 셰프 연봉의 중간 지점에 온 그는 “돈보다 이 일 자체를 사랑한다”며 “그간 음식보다 야경과 칵테일이 좋은 지역 관광지로 인식돼 온 야마시로를 새 재료, 처음 보는 맛에 끌려 미식가들이 꾸준히 찾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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