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 젓가락’을 찾은 한 손님이 양은냄비에 담긴 라면을 먹고 있다.
놋그릇·성게껍질·양은냄비 등 이색 음식용기 눈길
‘후∼후∼후!’ 양은냄비 뚜껑에 라면을 올려놓고 입으로 후후 불어가며 식혀 먹는 소리가 요란하다. 두 달 전 문을 연 분식집 ‘숟가락 젓가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23일 이 식당에서 만난 한 유학생은 “양은냄비에 담긴 라면을 먹다 보니 어릴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라며 이마와 콧등에 맺힌 땀방울을 연시 닦아내느라 바빴다.
한인타운 식당가에 독특한 그릇에 음식을 담아내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속담처럼, 그릇과 음식이 빚어내는 찰떡궁합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숟가락 젓가락의 스티븐 김 사장은 “라면은 양은냄비에 끓여내야 제 맛이 난다”며 “양은냄비가 추억도 되살려주는 덕택에 손님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호갈비’는 놋그릇으로 식도락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식당 이름을 바꿀 때 지니 전 사장이 한국에 나가 놋그릇 장인에게 직접 생산을 부탁해 들여왔다.
전 사장은 “외국인도 많이 찾는 갈비집에 한국 전통미가 묻어나는 무언가를 갖추고 싶었다”며 “품위 있는 식사에 초대하고자 하는 분들이 놋그릇을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놋그릇을 탐내는 사람들이 슬쩍 집으로 가져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 식당은 옛날에 놋그릇을 닦을 때 쓰던 볏짚을 소재로 한 놋그릇 전용 수세미까지 갖고 들여와 쓰고 있다.
‘가메스시’는 알밥을 성게 껍데기에 담아 내놓는다. 산 성게를 잡아 내장을 골라낸 뒤 남은 성게 껍데기를 재활용하는 셈이다. 알밥이 해산물에 담겨져 나와 손님들 반응이 무척 좋다고 장욱 사장은 전한다.
장 사장은 “이렇게 소비되는 성게만 일주일에 200∼250개에 이른다”며 “고객 서비스 강화 전략중 하나로 성게 껍데기에 담긴 알밥을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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