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호송중 도주’사실 은폐 드러나
경찰이 지난달 13일 긴급체포했던 연쇄살인 피의자 유영철(34)씨를 놓쳤을 당시의 상황을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에서 살인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받던 유씨는 가짜로 간질증세를 일으켜 경찰관이 수갑을 풀게 만든 후 15일 자정께 기수대 2층 복도에서 경찰관을 따라 다른 사무실로 이동하던 중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몰래 1층 계단으로 내려와 정문을 통해 도주했다.
이는 담당 경찰관이 간질증세를 보이는 유씨를 수갑을 풀어주고 홀로 남겨둔 뒤 서류를 챙기러 방을 나가자 유씨가 기수대 3층 조사실에서 1층으로 뛰어내려 정문을 통해 도주했다는 경찰의 발표와 전혀 다른 설명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유씨의 신병관리 소홀 책임을 덜기 위해 ‘호송 도중 도주’가 아니라 ‘업무상 자리를 비운 틈을 이용한 용의주도한 도주’로 축소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검찰은 유씨가 이미 기소된 21건의 살인 혐의 외에도 추가로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5명의 피해자 가운데 결혼을 하루 앞둔 예비신부도 있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실종자 명단을 대조하는 등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검찰 조사에서 예비신부를 살해한 직후 이 여성의 핸드백에서 다음날로 예정돼 있는 결혼 청첩장과 여러 장의 피로연 식권 등을 발견했으며, 살인 전 서너 시간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 여성이 예비신부임을 알 수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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